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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china21 · 사마천 ‘史记’ 연구자
2023/12/14
008. 국민의 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
방민지구(防民之口), 심어방수(甚於防水) - 백성의 입을 막는 일은 물(홍수)을 막는 것보다 어렵다.

“사생활 보호: 우리는 개인의 명예를 해치는 사실 무근한 정보를 보도하지 않으며, 보도 대상의 사생활을 보호한다.”(‘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제5항)

언론탄압의 역사와 유언비어(流言蜚語)
권력을 잡으면 권력을 비판하는 언론과 여론을 통제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역사를 보아도 이런 사례는 많았다. 중국 역사에서는 진나라가 시행한 ‘우어기시(偶語棄市)’라는 악법이 가장 유명하다. “두 사람이 짝을 지어 속닥거려도 저자거리에서 공개적으로 처형한다”는 뜻이다. 
《사기》에 이 성어는 두 군데 보인다. 하나는 이 가혹한 법을 제정한 장본인인 진시황의 행적을 수록한 <진시황본기>고, 또 하나는 이 법을 비롯하여 진의 가혹한 법들을 폐지하여 ‘약법삼장’으로 요약한 한 고조 유방의 일대기인 <고조본기>다. 공교롭다.    
진시황 통치기 ‘우어기시’와 같은 이런 극단적인 조치의 발상은 이사(李斯)에게서 나왔다. 그리고 이 조치는 사상탄압의 일환으로 《시》나 《서》에 대해 두 사람 이상이 이야기를 하면 사형시킨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이 <고조본기>에 와서는 “모여서 의론하는 사람들은 저잣거리에서 사형을 당했다”는 것으로 의미가 확대되어 나타난다. 두 기록이 서로 어긋나 보이지만 사상이나 언론탄압의 범위라는 것이 늘 애매하고 포괄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당초 《시》나 《서》에 대한 논의를 처벌하던 것에서 그저 두 사람 이상이 모여서 수군거리기 만 해도 극형에 처하는 것으로 법 적용이 확대된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사상과 언론이 탄압을 받으면 유언비어가 전염병처럼 퍼진다. 그리고 그 전염병은 궁극적으로는 정권마저 감염시켜 쓰러뜨린다. 유언비어는 표면상의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싶어 하며, 그 은밀함으로 더 중요하고 타당할 때도 있다. 그 속에는 백성들의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유언비어를 두려워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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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 공부를 통해 중국 역사 문화와 중국 중국인을 좀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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