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글을 얼룩소에 기고하는 행위에 대한 논평

조미정
조미정 · 정신장애인 활동가 및 칼럼니스트
2024/01/11
  몇 년 전, 한 플랫폼이 필자들을 시끄럽게 했다. 가입하고 글을 기고하면 (상대적으로) 거액의 원고료를 준다는 플랫폼으로, 이는 '글 값'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바로 이 글을 기고하는 얼룩소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당시의 나는 그 상황을 관망할 뿐이었다. 그렇게 모든 이야기가 지나가고, 조용한 플랫폼이 된 얼룩소에 난데없이 가입하면서 도발적인 제목의 글을 쓰다니. 나는 정신적 장애당사자 칼럼니스트인 만큼 정신적 장애인의 관점에서 글을 쓰고자 한다.

우리를 빼고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라
  당사자 없이 당사자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거나, 당사자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이 말은 당사자주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금언이기도 하다. 특히나 정신적 장애계에서는 더욱 강조되는 말인데, 정신적 장애인의 당사자주의, 특히 발달장애인의 당사자주의는 극초기 단계로 아직도 많은 논의와 담론, 의사결정과정에서 당사자가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얼룩소에 정신적 장애인에 대한 글을 기고하는 것은 당사자를 빼놓고 이야기하는 것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얼룩소를 많이 접하지 않았다는 점을 전제로, 얼룩소에 대한 첫인상을 말해보자면 기고 경력이 어느 정도 되거나 이미 글쓰기를 즐겨하는 필자 위주로 생태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의 컨셉이나 운영진이 원하는 글도 사회에 대한 통찰이 드러나는 글이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대부분의 정신적 장애인은 이러한 글을 쓰는 것은 물론이고 읽는 것조차 어려워한다. 지적장애인이나 중증 자폐인은 더욱 그렇겠지만,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정신장애인이라고 할지라도 장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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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다양성 단체 세바다 대표이자 후견신탁연구센터 팀장. 2022-2023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 현 더인디고, 함께웃는재단, 마인드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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