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와 단둘이 제주도#02] 짐싸기 편
2022/06/16
"봄아, 근데 이번 여행에서는 봄이 짐은 봄이가 져야 해. 그래서 가방도 봄이가 직접 싸야 하고."
나의 뚜벅이 여행은 항상 배낭여행이었으므로 봄이 역시 자기 배낭을 메고 캐리어 없이 단출하게 다니고 싶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 짐을 찾느라 진을 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봄이는 뭔가 엄청난 통과의례를 지나는 사람처럼 내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여행에는 꼭 필요한 물건만 가져가야 해. 안 그러면 가방이 무거워져서 여행이 힘들거든."
여행에서 가방싸기는 무척 중요하다. 그것이 여행의 성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혹은 필요하지 않은지를 판단하다보면 내 삶에는 얼마만큼의 물건이 필요한지, 삶을 복잡하고 무겁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지난 번 여행의 경우는 책을 덜어내지 못해 여행이 무거워졌다. 심지어 여행지에서 만난 매력적인 서점에서 책을 더 사들이는 바람에...
육아빙자 인생만화 <봄이와> 작가입니다.
<봄이와1>,<봄이와2>,<봄이와3-독박말고 독립>을 그렸습니다.
1인출판사 <도서출판 내가그린>를 운영합니다.
아이의 눈으로, 여성의 눈으로 본 세상을 그리고 싶습니다. bomyw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