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4일 우크라이나에 방문한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옹하며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국내외 언론 지면을 장식했다. 이 장면을 담은 사진은 러시아의 침공 앞에 국난을 맞은 우크라이나에 공감하는 폴란드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 주며,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우크라이나-폴린드 관계사를 살펴 보면, 두 정상이 눈물을 흘리며 포옹하는 모습은 어색하게 여겨질 부분도 결코 적지 않다. 왜냐 하면 두 나라는 역사지리학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면서도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말하자면 애증의 관계를 이어 온 사이이기 때문이다. 키예프 공국이 13세기에 몽골 제국에 의해 멸망한 뒤, 우크라이나는 수백 년 동안 폴란드의 지배를 받았다. 우크라이나라는 지명이 등장한 시기도 폴란드의 지배를 받던 때였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인은 17세기 후반 폴란드의 지배에 반감을 품고 봉기를 일으켰으며, 우크라이나는 그 직후 민족적, 문화적 동질감이 강한 러시아의 속국으로 들어갔다가 18세기 중반에 러시아 영토로 편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