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을 읽는 이유

만다꼬
만다꼬 · 곤란한 상황은 언젠가 끝나게 마련이다
2022/03/17
고등학생 시절, 문학 수업이 끝나자 어떤 친구가 선생님께 여쭤보더군요. '선생님, 우리나라 문학은 왜 이렇게 분위기가 암울해요?'

사실 이상한 질문은 아니었습니다. 그 즈음에 저희가 배우던 문학은 이런 내용이었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 중 어느 나라에서 살 것인지 선택을 강요받다가 끝내 자살하는 남자(최인훈, <광장>)', '70년대 도시 재개발로 인해 집에서 쫓겨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가족의 잔혹사'(조세희,<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한국 문학이 왜 이렇게 우울하냐는 질문에 당시 문학선생님은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전쟁도 있었고, 산업화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어. 그 배경이 문학에 반영이 돼서 힘들어보이는거야.'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한국의 현대사에는 슬프고 힘든 일들이 많았죠.

오랜 일제강점기로 인해 이미 빈곤했던 상황에서 맞이했던 남북전쟁,
독재 속에서 마음대로 목소리도 내지 못했던 억압의 시간,
고도의 산업화 속에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던 가난한 사람들.

이 모든 역사가 투영된 한국의 현대문학이 우울한 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조금 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미국의 중세문학, 그리스의 고대문학 등등...세상의 대부분의 문학은 우울하다는 사실이었죠.
문학 속 주인공들이 우울할 이유는 넘쳐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짝사랑(인간의 굴레),
지독한 빈곤 끝에 망상에 사로잡혀 결...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용기, 때로는 위로가 될 말들을 배달해 드립니다.
116
팔로워 137
팔로잉 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