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진영엔

렘브란트
렘브란트 · 모나지않은 곳 하나 없던,
2022/02/22
푸른 하늘 아래 내가 살던 고향은
주남저수지 억새들이 바람에 휘날렸습니다

바람이 가는 길을 누가 알겠나요
억새가 자길 흔드는 바람의 마음을 알지 못하듯
바람도 억새를 흔드는 마음조차 알지 못하지요

죽어버린 이들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연민의 감정밖에 들지 않는 그들은 서로를 알아가려 하지요
하지만 그들이 죽어버린 이유가 오만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까요

붉은 노을이 들어 서면 내가 살던 고향은
주천강 강물 아래 버려진 쓰레기들이 휩쓸려 떠나갑니다

죽어가는 이들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흔들리고 휩쓸리는 세상 속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또 갈망하며 그들은 작위적인 삶을 이어갑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살아있는 이유는 서로를 이해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걸 알까요

오늘도 바람은 불며 강물은 휩쓸어버리지만, 우리는 살아갑니다 서로 사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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