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스테인에 대한 단상

렘브란트
렘브란트 · 모나지않은 곳 하나 없던,
2022/02/22
감추었던 얼룩이 드러나면

- 『휴먼 스테인』 필립 로스 作

1. 어수선한 세상과 개인의 혼돈

“인간은 자신의 조상보다 자신의 시대를 더 닮는다.”

필립 로스 『휴먼 스테인』은 30년대 생의 대학에서 그리스 고전 문학을 강의하는 콜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1998년, 그는 6주차 동안 수업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은 두 학생에게 한 말실수로 인해 큰 곤경을 겪었다. 그 해는 콜먼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도 혼란스러웠다.

“미국에서의 그 해 여름은 또한 수컷의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던 중년의 철부지 대통령이, 주차장에서 십대 아이들이나 할 만한 짓을, 뻔뻔하고 수컷에 홀딱 빠진 스물한 살짜리 여직원과 대통령 집무실에서 해오고 있었다는 사실로 인해…”(1권 p.13)

1998년, 냉전 종료 이후 초강대국으로 등극한 미국을 안정적으로 통치하고 경제 호황을 이끌어 큰 지지율을 얻고 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로 미국 사회가 떠들썩했다. 이후 클린턴은 탄핵 심판 등에 의해 국정 운영 능력을 잃고 레임덕을 겪으며 국민들에게 온갖 조롱을 받으며 남은 임기를 보내었다. 

“이 두 학생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 없나요? 이 학생들이 실제로 존재하기는 하는 건가요, 아니면 유령들(spooks)인가요?”(1권 p.20)

spooks는 유령, 귀신 또는 멸칭으로서 검둥이로 쓰인다. 한 단어는 다양한 뜻을 지시한다. 그 뜻들은 비슷한 연관을 갖기도 또는 완전 다른 단어를 의미를 갖기도 하는데 이러한 언어의 다의성이 문학을 아름답게 한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는 오해를 부르기도 한다. 이런 다의성을 알지 못하고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유리한 또는 듣고싶은 쪽으로 듣는 경향이 있다. 문맥상으로도 유령으로 쓰이는 것이 마땅한 이 단어를 검둥이로 이해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편협한 사고의 피해자인 콜먼은 결국 흑인 인종차별자로 규정되었고 그의 아내 아이리스는 그 충격으로 죽었으며 결국 교수시절을 바쳐 명문대로 재건했던 아테네 대학의 교수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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