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정치의 관계 설정으로서의 아나키즘

김승문 · 작가
2023/12/22
염동일, <아나키즘>
문학과 정치의 관계 설정으로서의 아나키즘

<대중시보> 창간 예정일(1921.4.20)과 임시호 발간일(1921. 5.24)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장미촌> 창간호 발행일(1921.5.21)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그리고 <대중시보> 임시호에는 황석우의 글이 세편 게재된다. 이러한 발행이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면, 이것은 문학과 정치에 있어서 동시적 작업을 추진하려 했던 황석우와 정태신의 의지로 읽을 수 있다. 말하자면, 아나키즘이라는 공통 자질을 바탕으로 하여, 서로 성격(중점 방면)이 다른 잡지 발간을 통해서 전개하려고 했는 것이 아닐까. 즉 문학예술적 방면에서는 <장미촌>을 통해, 정치사회적 방면에서는 <대중시보>를 통해서 말이다. 

황석우가 아나키즘이라는 사상적 기반을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폐허> 창간호를 내고, 폐허 동인에서 탈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미학적 아나키즘과 정치적 아나키즘 사이의 갈등 때문이었다. 이러한 분화와 실패를 거울로 삼아 각기 그 성격을 달리하는 문학방면의 아나키즘과 정치방면의 아나키즘을 각각 다른 잡지를 통해 구체화시켜 나가려고 했던 의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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