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를 왜가 지배했다고? - 우리가 당황한 한국사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3/08/11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전라도에 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왜가 일본열도로 집단 이주해서 전라도에서 소멸되었다고 말했다.

이덕일 소장의 이런 주장이 그동안 그의 독특한 자기 설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미 그보다 먼저 이런 주장을 한 사람이 있었다. 이덕일 소장은 이런 사실을 전혀 밝힌 바 없다.

1998년 5월 29일 연세대 국문학과 설성경 교수(당시 국학연구소 부원장)가 287회 국학연구 발표회장에서 발표한 '한·일 국학 갈등의 원천을 해체한다 - 한반도 내의 '왜'의 존재 가능성을 중심으로'가 이런 최초의 주장이다. 설성경 교수는 해당 발표문을 1998년 6월에 '국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한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동방학지>에 실었다.

그런데 해당 논문을 보면 설 교수가 이런 주장을 한 최초의 사람은 아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임춘택이라는 사람이 먼저 이런 주장을 했다. 설 교수는 임춘택을 '사학자'라고 소개했지만 학위논문이 검색되지 않고, 역사학 논문도 검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학위를 받은 역사학자는 아닌 모양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런 책들이 나오는데, 이 정도면 안 봐도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겠다. 또한 그의 이름은 삼국이 중국 땅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오재성이 회장인 우리역사연구원 회원 중에서 발견된다.
2009년 출간 (교보문고 캡처)
2009년 출간 (교보문고 캡처)

임춘택은 1998년 2월부터 4월까지 광남일보에 '반남고분 신비를 벗긴다'라는 제목으로 컬럼을 연재했다. 광남일보는 지금 구해볼 방법이 없어서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다. 해당 내용을 설 교수의 논문에서 옮겨본다.

(임춘택은) 반남고분군 일대를 반남왕국의 본거지로 추정하면서 월지국의 위치를 영암으로 설정하였으며 고대의 왜를 일본이 아닌 한반도 남부에 있던 세력으로 비정하고 왕국을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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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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