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준
백세준 · 사회복지 연구활동가
2023/09/21
저와 와이프의 집안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고, 그렇다고 저와 와이프의 직업이 많은 돈을 벌지도 않습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지극히 평범하거나 그보다 살짝 못한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맞벌이에서 외벌이로'의 변화입니다. 이 변화는 크게 세 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양육 부담, 경제력 악화 그리고 여성 경력 단절입니다. 이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아이가 태어나면 당연히 그렇듯 '양육'의 문제가 경험 상 가장 큽니다. 쉽게 말해 누가 하루종일 아이 옆에 붙어서 키울 것이냐는 문제죠. 태어나자마자 어린이집에 보내는 건 큰 용기입니다. 아직 걷지도, 말도 못하는 아기를 어린이집에 만 0세반이 있다고 해서 보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저희 부부도 돌이 되기 전에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입소 신청을 하고 선정돼 원장님과 이야기도 나누고 왔습니다. 동시에 어린이집도 전체적으로 둘러보고 왔는데, 아들이 여기서 기어 다니고 울고 불고 할 거라는 생각이 드니 아득해졌습니다. 당연히 훈련 받은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잘 하시겠지만, 다른 아이들도 함께 돌봐야 하는데 우리 아들까지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까 걱정도 됐습니다.

와이프와 저는 어린이집을 둘러보고 와서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서 둘러보고 왔는데 아직 보내기는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어떤 방법이 있을까? 둘다 이제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누구 하나 그만두어야 한다는 생각에 '계산기'부터 두드려보았습니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계산기를요. 한 사람의 월급이 줄어드는 반면에 한 사람이 더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정부에서 많은 돈을 지원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 정부에서 임신 및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복지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제가 정부에서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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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 박사과정. 이전에 축구를 하다 그만두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복지정책을 공부하고 연구합니다. 논문, 연구보고서 등을 작성하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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