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리 퀴리' 인류가 악보다는 선을 끌어낼 것이라고

ESC
ESC 인증된 계정 ·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2023/06/07
@ 영화 <마리 퀴리> (Radioactivity, 2019)
6월 3일,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이하 ESC)의 젠더다양성위원회와 대전에서 과학을 테마로 운영 중인 카페인 과학카페 쿠아(QUA)가 콜라보레이션으로 주최한 행사인 영화의 밤 <마리 퀴리(Radioactivity, 2019)> 함께 보기 행사에 다녀왔다. 마리 퀴리라는 상징적인 여성 과학자의 팬이기도 하고, 그를 소재로 만들어진 여러 콘텐츠를 몹시도 애정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작게나마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남겨보려 한다.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먼저 말해둘 것이 있다. 나는 이 뒤로 대부분 마리 퀴리를 '퀴리부인'으로 호칭하는 대신 그의 프랑스식 이름인 '마리'만으로 호칭하려 한다. 이것은 남편의 성을 따라간 아내로서 그의 모습을 그리기보다는 그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자 함이며, 생애 내내 스스로 한 사람의 오롯한 학자로 존재하고자 했던 나의 푸른 별에게 보내는 작은 경의의 표시이다.

'나는 인류가 새로운 발견을 통해 악보다는 선을 끌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1905년, 스톡홀름 과학아카데미에서의 연설을 마무리하는 피에르 퀴리의 마지막 한마디이자 영화에서 피에르 퀴리가 노벨 물리학상 시상식 무대에서 하는 연설의 한마디는 퍽 낭만적이고 희망적이지 않은가. 이는 인류의 선을 믿음으로써 나오는 시대의 낭만이자 올곧았던 두 과학자의 낭만이기도 할 것이다. 이 영화는 마리 퀴리를 다루는 대부분의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그의 차녀인 이브 퀴리가 저술한 전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로자먼드 파이크가 분한 마리는 언뜻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과학자의 전형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화가 표현하는 마리는 오히려 격정적이다. 언니와 마주 보며 웃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솔직하게 발언하며, 연인에게 먼저 입을 맞추고 부당한 대우에는 불같이 분노하고, 남편의 죽음 앞에서는 애달프게 울부짖는다. 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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