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s 2 _덕통사고

카밀라 · 성덕에서 탈덕까지
2024/03/21
자작나무를 보고 내려오는 길, 인근에 있는 식당에 갔습니다. 
몇 해 전, 지인들과 자작나무를 보러 왔다가 입산통제일이라 나무는 못 보고 
막국수와 감자전을 먹었던 집입니다. 
그 날 제비들을 보았습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유리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창밖으로 여러 마리의 새들이 처마 밑으로 날아들었다가 날아가고 
다시 돌아오고 또 날아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와, 제비다!”
   
탄성을 지르는 우리 일행을 보고 
음식을 날라주는 젊은 여인이 해마다 봄이면 제비들이 찾아와 집을 짓고 새끼를 낳는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제비들이 자기 집 처마 밑에만 집을 짓는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참 오랜만에 보는 제비였습니다. 
   
"강남 갔던 제비가 풀피리 불며 지지배배 지지배배 노래를 한다" 
   
제비가 나는 것을 보면 마치 허공에 붓질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날렵하고 맵시 있는 비행. 
그나저나 지금 아이들도 이 동요를 알까요?
   
막국수와 감자전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차를 몰고 나섰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빗줄기는 가늘었고 날도 포근했습니다. 
그런데 미시령터널을 빠져 나오자 전혀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도로는 이미 수북이 쌓인 눈길이었고 함께 달리던 차들도 순식간에 사라져 
도로는 한산했습니다. 
'체인' 이란 글씨가 깜박거리는 전광판을 단 트럭을 두 어 대 쯤 지나쳤을 무렵, 
순식간에 차가 미끄러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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