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와 금융사 Episode.2 : 한국 경제성장의 식민지적 기원을 둘러싼 논쟁 Part. 1 - 계몽절대군주 정조

정재웅
정재웅 인증된 계정 · 금융공학 박사, 변절 빌런
2023/01/02
지난 글에서는 기업가정신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어 한국에서 기업가정신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시기가 일제강점기라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여기서 기업가정신이 일제강점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근거는 일제강점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회사법, 상법, 세법 등 기업 활동 일반을 규율하는 법률이 비록 일본의 식민통치를 위한 제도 이식이기는 할지언정 확립되었고, 이러한 바탕 위에 현대적 의미의 주식회사가 출현하여 활동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 이러한 주장은 일본의 식민 통치를 긍정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되어 비판을 받곤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식민지 근대화론이 적확하게 무엇인지, 그 정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식민지 근대화론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한국 경제사를 해석하는 관점에 얽힌 논쟁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를 보는 경제사에 대한 관점은 크게 둘로 나뉘어집니다. 하나는 조선 사회에 내재적으로 자본주의 혹은 초기 자본주의로 발전할 수 있는 요인이 존재하였으며, 자체적으로 발전하고 있던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수탈당함으로써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관점으로 이를 “내재적 발전론“이라 합니다. 우리가 앞에서 간략하게 언급한자본주의 맹아론이 내재적 발전론의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조선 사회에는 자본주의로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이 결여되어 있었으며, 식민지 시기 일본의 지배에 의해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도입되고 사회간접자본이 확충되는 등 유형과 무형의 근대적 문물과 제도 및 규범이 이식되어 경제와 사회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관점으로 이를 “식민지 근대화론”이라 합니다. 전 글에서 제가 언급한 주요 내용인“일제강점기에 들어서야 현대적 주식회사 체제가 등장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나타날 수 있었다” 역시 이러한 식민지 근대화론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사를 살펴보고, 특히 대런 ...
정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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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한국 경제성장에 있어 정부 정책이 금융시장 발전에 끼친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거쳐 금융시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저서로 "변절 빌런의 암호화폐 경제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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