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와 금융사 Episode 4: 한국 경제성장의 식민지적 기원을 둘러싼 논쟁 Part.3 – 태평천하

정재웅
정재웅 인증된 계정 · 금융공학 박사, 변절 빌런
2023/01/10
우리가 앞서 글에서 지속적으로 살펴본 것처럼 경제성장 혹은 경제발전은 크게 두 측면에서 이루어집니다. 경제성장을 이루기에 앞서 개인의 재산 소유권을 확립하고, 이를 법적으로 보장하여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하는 제도적, 규범적 측면에서 먼저 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경제성장은 결국 시민 개개인의 활발한 경제활동 참여 — 자본가와 노동자를 막론하고 — 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사유재산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결국 경제성장을 통해 부를 축적하더라도 정치권력을 쥔 최고 권력자에게 밉보일 경우 모든 재산을 다 박탈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유재산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성장을 통해 부를 축적하였다가 이를 모두 상실한 대표적인 예가 알리바바 그룹과 앤트그룹의 창업주 마윈입니다. 알리바바그룹과 앤트그룹을 창업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마윈이었지만, 앤트그룹의 사업 영역을 놓고 중국 정부 및 공산당과 지속적인 마찰을 빚어왔고, 결국 한국시간 2023년 1월 7일, 다수의 언론은 마윈이 앤트그룹 지배권을 상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마윈의 예는 개인이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발휘하여 기업활동을 하고, 부를 축적하며,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경제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의 참여를 보장하고 사유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제도와 규범(institutions and Norms)이 먼저 확립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대런 애쓰모글루(Daron Acemoglu)와 제임스 로빈슨(James Robinson)은 지난 2012년 발행되어 한국어로 번역된 <국가는왜 실패하는가>에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포용적인 정치제도와 경제제도의 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애쓰모글루와 로빈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좋은 예가 마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실 한국 경제성장에 있어서도 애쓰모글루와 로빈슨이 말한 바 있는 “포용적 정치제도와 경제제도”가 확립된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정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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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한국 경제성장에 있어 정부 정책이 금융시장 발전에 끼친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거쳐 금융시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저서로 "변절 빌런의 암호화폐 경제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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