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식사는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것이다. (그림책 '할머니의 식탁' 리뷰)

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06/01
출처: '할머니의 식탁' 표지



오무 할머니가 커다란 냄비에 걸쭉한 토마토 스튜를 끓이고 있다. 맛있는 냄새가 마치 꽃향기처럼 온 동네로 퍼져 나간다. 스튜를 끓이고 있는 오무 할머니는 최고의 저녁식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잔뜩 기대하는 중이다. 
 
  '오게 모라'의 그림책 '할머니의 식탁'은 독자로 하여금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음식에 대한 추억을 환기해 준다.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든든하게 해 주었던 할머니 혹은 어머니가 해주신 그 시절의 음식들 말이다. 나의 쏘울푸드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오무 할머니의 식탁 앞에서 아련함은 어느새 기대감으로 바뀌게 된다. 
 
  오무 할머니가 끓이고 있는 토마토 스튜처럼 이 책은 따뜻함을 가득 품고 있다. 표지부터가 이러한 느낌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오무 할머니가 짓고 있는 온화한 미소는 물론이고 마치 누군가와 나누어 먹을 것을 염두에 두기라도 한 것처럼 넉넉히 조리되고 있는 스튜의 양을 보아도 그렇다. 배경에 사용된 따뜻한 색감까지 어우러지면서 할머니의 식탁이 가지는 따스함과 풍성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의 앞표지는 뒤표지와 함께 보아야 한다. 앞표지가 요리하고 있는 모습을 가까이서 바라보고 있다면, 뒤표지는 훨씬 먼 거리인 건물 밖에서 지켜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치 영화 촬영 기법처럼 각각 줌인과 줌아웃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표지뿐 아니라 책의 내용에서도 일정하게 반복된다. 할머니의 스튜 냄새를 맡고 찾아온 사람들이 등장할 때마다 건물 안팎을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할머니만 비추던 시선이 전체를 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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