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양당 구도의 오래된 왼편 :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2023)

김터울
김터울 · 연구자, 활동가, 게이/퀴어.
2023/10/29
황두영,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 : 86포퓰리즘 넘어서기』, 클, 2023.

한국 정치의 냉전 구조 : 보수 양당의 오른편과 왼편

한국 정치는 냉전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발전해왔다. 분단 국가로서 '빨갱이' 낙인이 실제로 작동하는 나라에서 두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것이 그 증거다. 문제는 그 발전의 주체를 자임하는 보수 양당의 왼쪽 편이다. 냉전 구조 속 줄기차게 '빨갱이'를 소환하는 보수당은 한국 정치의 상수고, 거기에 대적할 현실정치 세력은 여제나 저제나 민주당이다. 국힘의 북한 타령이 정치적으로 반칙에 가깝다면, 민주당의 국힘과 냉전 타령도 마찬가지로 그러하다. 선거 때마다 민주당은 마치 자신들이 한번도 여당이 되어본 적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 책은 더불어민주당이 어째서 의회 정치와 국민 및 지지자들 사이의 이해 충돌을 다루는 데 취약한지를 다룬다. 오늘날 반적폐 포퓰리즘(240쪽)의 기원에는 1992년경 형성된 "민주 대 반민주" 전선(185쪽)이, 그 이전에는 분단으로 인해 국가가 결손되었다는 "정상국가 콤플렉스"(34쪽)이 자리하고 있다고 책은 정리한다. 또한 정치를 도덕화하는 86포퓰리즘의 기원에는 "주체사상에서 따온 품성론"(122쪽)이 있고, 그것이 사실상 박정희 정권의 정치사상인 "진선미의 극치"(42쪽)로서의 국가관을 뒤집은 것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이런 세팅 속에서 반적폐 포퓰리즘은 스스로의 "진심"을 "진짜" 믿을수록 오히려 "문제"(244쪽)가 되며, 그들 스스로 "도덕적·정치적 위기에 처할수록" "더 폐쇄적이고 나르시시즘적인 정치에 몰두"(273쪽)하는 악순환을 깨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한국 정치가 처한 냉전 구조를 이 책이 "보수 야당들의 반발과 비협조는 상수"(211쪽)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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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조건을 묻다』(숨쉬는책공장,2015), 『세상과 은둔 사이』(오월의봄,2021), 『불처벌』(휴머니스트,2022,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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