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법을 잊다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3/11/20
아마도 어느 정도의 한계에 다다른 건가 보다. 호기롭게 100일의 글쓰기에 도전해 놓고 이제까지 잘 왔으면서, 마지막 4분기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러나 싶다. 사실 며칠 전부터 무언가를 쓰려고 생각을 해도 머리가 하얗다. 그야말로 순백의 백지 위에 점 하나조차 그리기가 힘들다. 

   대략 2주 전까지만 해도 최소한 쓸 거리가 생각났고, 무엇을 쓸지 결정하면 막힘없이 쓸 수 있었다. 보통 첫 문장이 생각나면 뒤는 술술 이어졌는데, 글쓰기를 특별하게 해 주던 반짝이는 순간이 사라졌다. 이거 꽤 쓸만한 소재라고 생각하면서도, 한 문단 이상은 글이 앞으로 나가질 않는다. 첫 문장도 잘 떠오르지 않고 머릿속은 빙글빙글 돌뿐이다. 

   100일은 가뿐히 완주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교만이었다. 이젠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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