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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습니다] 소방관 김현아입니다

김현아
김현아 인증된 계정 · 대한민국 소방관
2023/11/09
게티이미지뱅크, alookso 유두호



2013년에 소방관이 되었으니까 올해로 10년차네요.
혹시 저를 알고 계신다면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을 시청하신 분이겠죠?

반갑습니다! ‘소방팀 리더’였던, 소방장 김현아입니다. <사이렌: 불의 섬>은 고립된 섬에서 현직 소방관, 경찰, 군인, 스턴트맨, 경호원, 운동선수 등 여성들이 생존을 위해 경쟁하는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방송 출연이 그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어요. 잘 때도 마이크를 차고 생활해야 하다니… 끝까지 생존해야 하는 게임이다보니 감정이 격해지다 보면 전략 회의를 할 때 어떤 팀에 대한 비난이 올 수도 있어요. 욱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많이 참았죠.

참은 이유요? 소방관의 숙명은 사람을 구하는 일이다보니 국민들이 착한 일 하는 사람들이라고 소방관을 봐주시는 것 같아요. 그 기대를 져버리고 싶지 않았어요. 소방관은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사는 직업이에요. 등산하다가 부상을 당해서 하산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방관을 부르잖아요? 그럼 그 사람 등에 업혀 내려가야 하는데, 무사히 내려가서 치료 받으려면 소방관을 믿어야 하겠죠? 소방관은 믿음을 줘야 하고요. 사실 평소 동료들과 장난치면서 종종 비속어를 쓰거든요. 24시간 마이크를 차고 있으니까 열 받는 일이 있어도 어떤 비속어를 쓸 수 없어서 조금 답답했어요. (웃음) 촬영하면서 정직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해요.

<사이렌: 불의 섬> 소방팀. 출처: 넷플릭스

“계급은 내려놓자”

대신 팀 내 모든 호칭을 없앴어요. 저희 소방공무원은 계급 사회잖아요. 급박한 상황에서 “김현아 부장님” 말하는 거랑 “언니!” 말하는 거랑 뭐가 더 빨라요? 당연히 언니가 더 빠르죠. 제가 계급이 제일 높고 나이도 많았거든요. 거기다가 계급 호칭을 붙이면 분위기도 딱딱해지고, 그러면 팀에서 저한테 말할 것도 못 말하겠죠. 팀원한테 의견 받는 걸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0년 넘게 소방관 생활을 해보니까, 리더는 팀원의 의견을 잘 들어야 해요. 리더 혼자서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서로 피드백이 있어야 해요. 방송을 보니까 제가 생각한 경청하는 리더의 모습을 잘 보여준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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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소방학교 교수운영과 화재교육팀 소방장 김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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