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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인증된 계정 ·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2023/04/17
지난 연재글(#2)을 정근모 박사의 신앙관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했었죠. 정근모 박사에게 신앙이란 항상 과학보다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창조과학자들과 크리스천 과학자들에게 신앙이란 과학보다 중요한 것이며,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타협’이라는 것은 양측에서 어떻게 이해되는지에 대해서는 오묘한 지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창조과학자는 크리스천 과학자가, 크리스천 과학자는 창조과학자가 과학을 맹신하고 있다고 서로 비판하거든요. 서로가 과학을 맹신하고 있다고 비판하다니 조금 아이러니하지만,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크리스천 과학자가 과학을 맹신하고 있다는 창조과학자의 주장은 일견 이해가 됩니다. 크리스천 과학자가 어떤 신앙을 가지고 있든 간에, 우주론, 진화론, 지질학 등 현대 과학의 성과를 부정하지 않으니까요. 성경의 기술을 최우선시하는 창조과학자들이 이를 ‘타협’이라고 규정하면서 분개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창조과학자가 과학을 맹신한다는 비판은 맥락이 다릅니다. 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성경을 과학으로 증명하려 한다”는 비판입니다. 제가 신학을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창조과학을 비판하는 신학자들과 크리스천 과학자들의 글은 대체로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성경은 그 자체로 진리이며 증명할 필요가 없는데, 굳이 과학적 방법론에 기댄다는 것은 과학적 지식이 성경의 진리보다 더 신뢰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성경을 모든 지식의 꼭대기에 올려놓았다고 자부하는 창조과학자들이 이런 비판을 듣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습니다. 펄쩍 뛰면서 이렇게 말하겠죠. 

성경의 기술은 자명한 진리이며, 성경에는 어떠한 과학적·역사적 오류도 없다. 따라서 성경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없다.

아니, 성경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없다니요? 그럼 도대체 창조과학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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