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의 개념들 5] 파괴적 혁신

김석관
김석관 인증된 계정 · 기술혁신 연구자
2024/04/27
5. 파괴적 혁신
 
어떤 학자가 고안한 새로운 개념어가 다른 학자나 대중에 의해 본래의 뜻과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미국 경영학의 그루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크리스텐센(Clayton M. Christensen)의 disruptive innovation 만큼 원 저자의 일관된 반박과 거듭된 교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개념어가 본래의 뜻과 다른 의미로 대중에게 널리 확산되어 사용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disruptive innovation은 오늘날 경영학과 혁신학 영역에서 학술적 의의, 실무적 유용성, 대중적 활용도 측면 모두에서 비견할 만한 용어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개념어가 되었지만, 그 대중적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이 용어의 잘못된 사용도 증가했다. 그 결과 지금은 “원 저자의 뜻과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언어 대중(언중)이 다른 뜻으로 널리 사용하면 그에 맞게 용어의 의미도 변하는 것이다” 라는, 국어 시간에 배운 언어의 확산과 변화에 관한 이론의 한 사례가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1) 파괴적 혁신 이론의 등장
   
파괴적 혁신 이론은 1995년 Harvard Business Review에 “Disruptive Technologies: Catching the Wave”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처음 소개되었고(Bower and Christensen, 1995), 1997년 단행본 The Innovator’s Dilemma: When New Technologies Cause Great Firms to Fail. 이 발간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텐센은 이 책에서 컴퓨터의 데이터 저장 부품인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산업에 대한 사례연구에 기반해서 파괴적 혁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다. 디스크 드라이브 산업은 14인치, 8인치, 5.25인치, 3.5인치, 2.5인치로 이어지는 제품의 세대 교체가 비교적 단 기간 동안 이루어졌고, 제품 세대가 바뀔 때마다 기존 시장을 장악했던 기업이 신규 진입자에게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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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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