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마! 교직생활] 19장. 갑질 학부모의 허세가 불쌍한 이유

류재연
류재연 인증된 계정 · 정교사, 기간제 교사, 그 후 교수
2024/04/14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주호민은 처음에 고민이 많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해가 간다. 자녀를 가르친 교사를 신고하려면 그 이유는 엄청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사회적 공분의 대상이 된다. 특히 서이초등학교 사건이 있었던 당시에는 더 그렇다. 주호민도 이점을 잘 알았던 것 같다. 그렇기에 사건을 과장하거나 축소했다. 
   
자기 자녀가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린 것이 아니라, 바지 내린 것을 여학생이 본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자기 자녀에게는 잘못이 없고, 그것을 본 여학생이 잘못이라는 뜻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교묘히’ 뒤바뀐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의 끝판왕이다. 주호민의 처 한 씨는, 자녀가 여학생 앞에서 바지 내린 행동은, 학교의 지원 부족 때문이라고 일관했다. 이쯤 되면 두 사람은 천생연분(天生緣分)이다. ‘신과 함께’의 세계에도 꼭 붙어서, 함께 갈 것 같다. 
   
불법 녹음을 한 2022년 9월 13일 후에 녹음 내용을 확인하고 주호민은 변호사 5명과 상담했다고 밝혔다. 변호사들은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된다고 했다. 주호민은 자신 있게 신고하기로 결심한 것 같다. 녹음 내용은 네 시간 분량이다. 각각의 변호사 5명이 녹음을 직접 들었을 리 없다. 

녹취록을 가지고 변호사 5명을 만났다고 하더라도, 내가 볼 때는 시간이 매우 짧았다. 녹음한 2022년 9월 13일 이후 주호민이 특수교사를 경찰에 고소한 것은 일주일도 안 된다. 특수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공문은 9월 21일에 학교에 도착했다. 경찰이 공문을 발송한 날을 9월 20일 혹은 21일이라고 해도 일주일 만에 주호민은 변호사 5명을 만난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아동학대 관련 경찰관 1명도 만났다고 했다. 
   
9월 13일 녹음 당일에, 녹음파일을 듣고 속기사에게 맡긴 것 같지 않다. 주호민 부부도 녹음을 확인하려면 최소한 네 시간 이상 시간을 보냈어야 한다. 9월 13일에 하교하고 주호민 아들은 할머니와 함께했다. 그런 면에서 13일에 녹음을 확인하기는 어...
류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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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학생들과 생활하다 교수가 되었어요. 교사 시절 급훈은 '웃자'와 '여유'. 20년 교수 생활 내내 학내 부조리와 싸우다 5년간 부당 해고, 파면, 해임되었다 복직 되었어요. 덕분에 정신과 치료, 교권 확립, 학교 상대 나홀로 소송의 노하우를 선물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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