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규 인증된 계정 · 세상 온갖 일에 관심이 많아요 ^^
2023/03/13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위한 변론
-- 불안정노동시장의 구인구직 시스템을 누가 개선하고 있는가 
 
 
건설노조 조합원은 왜 대폭 증가했을까
 
경찰 1계급 특진까지 내걸면서 정부가 척결하겠다는 건설노조의 각종 비리 중 가장 강조하는 것이 이른바 ‘채용비리’이다. 건설노조가 공사현장에 자기 조합원들을 고용하라면서 강요 등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현장의 그간의 상황을 잘 모르는 상당수 국민들도, 이게 그간 문제가 되었던 공기업 채용비리나 입시비리 등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 ‘공정’의 측면에서라도 채용비리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으며, 윤석열 대통령이나 국민의힘 등도 연일 이 문제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건설현장의 실상을 잘 모르면서, 그냥 채용비리라는 손쉬운 결론을 내리는 것에 가깝다. 사실은 채용비리라는 단어 자체부터 문제가 있다. 실제 문제의 핵심은 취업과 실업이 반복되는 불안정 노동시장의 구인구직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이다. 공기업 등 한 번 들어가면 거의 고용이 보장되는 상위노동시장의 채용비리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문제이다. 그럼에도 상위중산층과 상위노동시장 위주의 담론만이 판치는 한국에서는 이걸 제대로 구분하지 않고 그냥 싸잡아서 매도하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한국사회의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다. 상위노동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은 전 국민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대다수 노동자들은 불안정 노동시장이나 중소기업 등 하위노동시장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이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정부나 우리 사회가 제대로 논의한 적은 거의 없다. 언론이나 지식인 등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상위중산층 위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건설업종에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이 문제를 그간 실제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집단이 바로 민주노총 건설노조이다. 그래서 이 글은 무슨 비리집단 쯤으로 매도당하는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사실은 무엇을 바꾸려고 했는가에 대한 일종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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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쳐온 직업이 10개가 넘을 정도로 파란만장하게 살다보니 온갖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진보정당에서 오랫동안 정책을 담당했기에 노동이나 인권 등의 이슈에 관심이 많지만, 대학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했고 의료인이기도 해서 과학이나 보건 쪽 이슈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여러가지 이슈에 대해, 그 역사적 과정이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좀 더 깊이 파고드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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