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폴라리스 뉴스레터 에디터 안목입니다.
어제 얼룩소 권승준 에디터님이 아마존, 반독점의 역설:리나 칸 논문 요약 이란 글을 올려주셔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폴라리스 뉴스레터도 지난 해 7월 같은 주제로 레터를 발행한 적이 있어 덧붙입니다.

에디터 레터
독점은 시장이 실패할 때 나타나는 예외적 현상이라고 배운 기억이 납니다. 조금 다르게 바라보기 위해선 브로델의 입을 빌리는 게 좋겠습니다.

 

페르낭 브로델은 경제사의 거장입니다. 그의 대표작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엔 독점과 자본주의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인도와 싱가포르까지 선단을 보내 후추와 비단을 유럽으로 공수해올 수 있는 거상들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이들은 유럽 내에 점점이 자리잡은 정기시를 돌며 남부에서 생산된 포도주와 올리브유를 북부에 팔던 영세한 상인들이 마주했던 높은 강도의 경쟁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경쟁을 피해 독점적 이윤을 누릴 수 있던 거상 가문은 당대 군주들에게 막대한 전쟁 자금을 빌려줄 수 있을 만큼의 부를 축적했습니다. 브로델은 이 ‘독점의 성’ 속에서만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도래를 가능케 한 자본 축적이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독점의 세계가 바로 “예나 지금이나 산업혁명 이전이나 이후나 자본주의란 실체가 존재하는 곳”이라는 말이죠.

 

근대 무역 거상들의 독점 이윤을 지켜주는 진입 장벽이 드넓은 인도양과 대서양이었다면, 오늘날 빅테크 기업이 쌓은 자본의 성을 지켜주는 장벽은 플랫폼입니다. 애플, 아마존,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그들보다 작은 규모의 경쟁자와 펼치는 부르마블에서 이미 칸칸이 랜드마크를 지어 놓고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같은 류의 보드 게임을 영미권에서는 말 그대로 ‘모노폴리’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독점’이죠) 극심한 경쟁으로 인해 이윤율이 크게 떨어진 미국 항공업계가 승객 한 명을 태워주고 버는 이익은 37센트에 불과했습니다. ‘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