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받을 재산이 없어서 오히려 좋은 점

김사라
김사라 인증된 계정 · 워킹맘 한의사이자 목사 딸 후레자식.
2023/02/07
반백의 머리를 한 중년의 신사가 친엄마와 함께 백화점 명품 매장에 쇼핑을 '끌려와서', '자기 맘에 들지 않는' 옷을 사준다고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대체 왜 그 할머니는 중년이 되어버린 아들의 옷을, 굳이 본인이 싫다는데 끌고 와서 사줘야 했을까? 
그 것도 '너는 이 색이 안 어울리고 이 색이 어울린다'고 자신이 답을 정해가며.  

대체 왜 그 아들은 명품매장에서 옷을 사준다는데 그토록 싫어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끌려온 이유는 또 무엇일까? 
그게 언제부터 반복되어 왔던 것일까?


그 장면에서 나는 세대갈등을 보았다. 세대 갈등은 비단 20-30대와 50-60대만의 것이 아니더라. 50-60대는 80-90대와 갈등한다. 

한 가정 내에서의 부모 자녀 세대와의 갈등은 재산으로 인한 권력관계가 이유가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에 이미 성인이 된 자녀가 부모들에게 휘둘리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나 역시도 그랬고, 내 주변 지인들이 그랬다. 직업 선택의 과정에서도 그렇고 배우자를 찾는 과정에서도 자녀의 자유의지는 쉽게 묵살된다.
출처 : 리서치기업엠브레인


자녀의 결혼 과정에서는 더더욱 부모가 깊이 관여하고 싶어하고, 결혼한 당사자와 배우자가 함께 헤쳐나가야 할 결혼 이후의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서도 의사선택의 결정권을 부모가 가진 경우가 있다. 특히 재산이 있는 부모의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드러내놓고 말은 안해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로 인한 갈등을 겪는다. 굳이 공론장에 드러내질 않을 뿐,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보이는 풍경이다. 

돈으로 계급이 결정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이 가진 힘은 크다. 하지만 돈이란 건 함부로 쓰면 결국 자신까지 해치는 양날의 검이 되고 만다. 자기를 지키는 방어 수단이 결국 자녀와 자기 자신까지 해치는 무기가 되는 것이 바로 재산. 아무리 재벌이어도 노화는 막을 수 없고, 남은 것은 그저 재산 뿐이라고 느끼...
김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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