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청 사회; 성벽 안에 속하는 삶을 위한 투쟁.

정호익
정호익 · 대학생
2021/10/08
<한국의 노동시장은 '이중 노동시장'의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노동 이중구조'라 하고, 더 쉽게 풀어서 '원하청 사회'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원청 정규직(1차 노동시장)에 속하면 고임금 고안정을 보장 받지만, 그 성벽 안에 속하지 못하면(2차 노동시장 etc.) 그 보장을 누리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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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많은 청년들이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가? 우선 오늘날 청년들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워라벨'로 요약되는. '성실히 일하되 투머치하지 않으며, 평범하되 편안한 여가를 추구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지향이랄까요? 물론 공무원 직군에 따라 차이와 정도가 다르겠지만, 평범한 지방 공무원인 저희 아버지를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공무원은 그래도 적당한 삶을 살 수는 있구나..' 

그런데 뭐 이건 어디까지나 편협한 제 개인적 경험이고, 보다 개념적인 문제의식에서 보자면 '원하청 사회'를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성벽 안에 속해야 한다는 생존 본능'.  '원청'에 속하는 공무원이 되면 '최소한의 울타리'는 삶에서 보장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소위 '공시(공무원 시험)'을 치루게 되는데, 적어도 공시를 치루는 과정은 객관성이 보장됩니다. 시험을 잘 치면 붙게 되고, 못 치면 떨어지게 되죠. 적어도 시험을 치루는 그 과정은 모두에게 동일한 미션이 주어지고 자신의 수준에 따라 성패가 예측가능한 게임입니다. 물론 이걸 구체적으로 '시험을 치루기까지 그럼 그 과정이 어떠하냐'라는 문제까지 파고들기 시작하면 다른 얘기가 펼쳐지겠지만, 일단 시험 그 자체는 공정해 보입니다. 불안한 세상 속에서 그나마 객관성이 담보된 시험의 문턱을 넘으면, 그래도 최소한 안정을 누리는 삶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비단 공무원이 뿐만 아니라 비슷한 직군인 '공기업' 그리고 많은 취준생의 선망대상인 '대기업'에도 속하는 것이겠지요. 열심히 공부해서 '공개채용(공채)'를 뽀개서 좋은 직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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