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혁
한혁 · 비판과 발전
2021/10/09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지라 대단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문제 상황에 대한 이해도 깊으신 것 같고, 그 이해하신 내용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글솜씨도 탁월하시네요. 다만 몇 가지 첨언하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본인도 이 주장이 '어찌보면 뻔한 답'이라고 인지하고 계시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고민해봐야할 문제는 그 뻔한 해답을 왜 우리 사회가 내놓지 못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거시적으로는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했던 시대 및 국가의 역사적-사회적 배경은 물론, 현재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두 가지에 대해서 간략히 적겠습니다. 우선,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개념이 성립했던 시대로 제일 자주 거론되는 것이 전후 서구 자본주의 경제의 케인즈주의-포드주의 복지국가 체제(혹은 사회적 코포라티즘 체제)가 확고하게 자리잡은 세계대전 전후 시대라는 것은 글쓴이님도 잘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사회적 대타협"이 역사적으로 유지 가능했던 배경에는 "자본주의 황금기"라고 불릴 정도로 전례가 없는 성장세가 있었습니다. 이 성장세 하에서 사회 내 다양한 세력들은 미래의 풍요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자신들의 단기적인 이해관계만을 내세우지 않고 타협을 이룰 수 있었으며, 실제 성장은 이런 타협이 지속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복지국가 체제의 성장 동력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이 타협은 급속도로 붕괴하고 신자유주의 레짐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됩니다. 이처럼 사회적 대타협이 존재했던 국가들에서조차, 성장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자 대타협은 그 기반이 흔들릴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즉, 사회적 대타협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다원화된 사회 세력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단기적인 이익을 포기하고 장기적인 사회 발전을 위한 양보를 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과거의 사회적 대타협이 그랬듯 미래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주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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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riticalreview.tistory.com/ 1. 공화주의 개인의 이기심이 이뤄내는 균형에 막연한 희망을 걸기보다는 타인 및 스스로의 견해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 반성과 의견이 다른 동료 시민들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규범을 준수하고 조직화된 갈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정치과정이 굳건한 민주주의와 안정적인 사회 발전을 낳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시민성 함양을 강조하는 공화주의가 민주주의에 결합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공화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사회통합론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 문제들에 대한 개별적인 해결책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역량 자체를 길러내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사회 통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 통합이란 다원화되어있는 사회를 전체주의적으로 통합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만이 옳고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은 처단되어야 할 악이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서, 갈등을 조직화된 형태로 표출되게 해 그것이 민주적으로 해결됨으로서 극단적인 분열을 막고 사회 발전을 가능테 하는 전제 조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사회 통합론자는 갈등을 혐오하지 않고 오히려 적절히 표출되어 상존하는 갈등을 환영합니다. 제때 조직화되고 사회적으로 대의되지 못하는 갈등은 억압과 불만을 낳음으로써, 결국 장기적으로 극단적인 사회 분열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이러한 갈등의 표출이 조직화되어있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극단적 부정을 낳는 듯 파괴적 형태로 나타난다면, 이것은 갈등의 표면적 부재만큼이나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사회가 존재하는 곳이라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갈등이 사회 통합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서 어떤 제도적 요소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3. 교육-고용-산업 패키지 제도혁신 구체적으로 관심이 큰 정책분야는 저 세 분야입니다. 교육제도, 고용제도, 산업제도는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영향력을 주고 받으며, 만약 저 중 하나를 바꾸고 싶다면 저 셋을 다 같이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를테면, 한국 산업 생태계에서 스타트업의 역할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싶다면, 창업 지원에 알맞지 않은 교육 제도도 개혁해야 하고, 고용 제도 역시 바꾸어나가야 합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높은 청년 실업률을 개혁할 것이라면, 안정적인 고용 창출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생태계 산업 체제 역시 전반적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제도와 어울리는 교육제도와 교육기관이 필요함은 물론입니다. 이를 고려해서, 고용, 교육, 산업 제도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한국 경제 체제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정책 패키지를 만들기 위해서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4. 이대남 현상의 이해와 젠더, 청년 문제 이대남으로서, 이 현상에 대한 개인적인 주관과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20대 남성 현상의 실제와 이것의 발생 원인 및 긍정적/부정적 기대 효과를 고민하고, 이러한 새롭게 등장한 세대-젠더 갈등 균열을 어떤 식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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