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기로 올라간 ‘한라산’
2024/12/23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오랜만에 3일의 비번 휴가를 받았다. 뭘 해야 할까? 그동안 일이 힘들고 너무 바빴으니 그냥 집에서 쉴까?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는 가운데 간만에 들른 공차에서 버블티 알을 씹고 있었다. 그러다가 30년지기 고향 친구 철민이(평범한미디어 칼럼 연재)에게서 연락이 왔다. 제주도행 비행기 특가가 나왔는데 같이 가볼 거냐는 제안이었다. 제주도는 정말 좋아하는 여행지이긴 하지만 잠깐 고민이 되었다. 30대가 넘은 이후로 여독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 20대 초반이었다면 하루만 쉬어도 갔을 것이다. 무엇보다 철민이가 서울에서 다니던 대학원을 휴학한 이후로 함평으로 내려올 일이 많았고 일주일 간격으로 여수, 변산반도, 전주, 안동 등 함께 여행을 많이 다녔던 탓에 제주도까지 가는 건 오버가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고민도 잠시 그냥 가기로 결정했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친구와 시간을 맞춰서 여행을 간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친구도 내내 바쁘다가 이제야 겨우 여유가 생긴 것이니 가보기로 했다. 그렇게 급하게 겨울 제주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국가적으로 불행한 계엄령 사태가 터지기 전에 갔다 와서 정말 다행이었다.
첫째 날이다. 자차를 몰고 광주 북구에서 전남 함평으로 가서 친구를 픽업한 뒤 곧바로 무안공항으로 향했다. 시간이 약간 지연되었지만 보안 수속을 마치고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했다. 친구는 창문 밖의 구름을 보며 설렌 마음을 드러냈다. 나 역시 오랜만에 비행기 안에서 구름과 하늘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이내 졸음이 왔다. 아침부터 운전이 고됐다. 그 짧은 30분 체공하는 동안 꽤 많이 졸았다.
제주 공항에 도착했다. 이국적인 모습의 종려나무 잎들이 우리를 반겼다. 날씨는 구름이 많이 끼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제주도에 먼저 도착해서 해야 할 일은 뭘까? 맛집 가기? 아니다. 제주 ...
평범한미디어는 언론사입니다.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 출신 30대 청년이 2021년 3월 광주로 내려와서 창간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서 겁 없이 언론사를 만들었는데요. 컨텐츠 방향성, 취재 인력, 초기 자금, 수익구조, 사무실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언론인의 자세, 이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