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지키는 국민(feat. 잼버리 사태)

정담아
정담아 · 읽고 쓰고 나누고픈 사람
2023/08/14
어릴 때 스카우트 대원이 되고 싶었어. 제복을 멋지게 차려입고 줄맞춰 서서 경례하는 모습도, 대원들끼리만 참여하는 야영도 다 멋져 보였거든. 하지만 부모님은 단칼에 거절하셨지. 야영 그런 건 쉬운 게 아니라고, 아무나 할 수 없는 거라고. 그 뒤로도 나는 입을 수 없었던 그 멋진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친구들을 볼 때면 부러웠어. 아주 오래 전 그 기억이 소환된 건 그래, 전국민에게 유명해진 그 잼버리 때문이야.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해.
사진출처 unsplash

1. 정부가 비운 자리를 채운 민간 단체

사실 잼버리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어. 지난 달이었나, 뉴스에서 짧은 보도 내용을 들었거든. 잼버리를 앞두고 여전히 준비가 안 되고 있다는. 그때는 관심은 커녕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내용이었으니 당연히 흘려들었지. 그런데 점점 잼버리라는 단어가 뉴스와 신문을 도배하기 시작하더라고. '준비' 정신을 가장 기본으로 하는 스카우트 잼버리를 맞이하는 동안 터무니 없는 준비 부실에 대한 이야기는 차고 넘쳤기에, 나는 조금 다른 곳에 시선이 갔어. 잼버리 기사에서 자꾸 보이는 민간 단체들 말이야.

막연하게 이상하다 느꼈던 마음이 명확해진 건 마지막 K-팝 콘서트를 앞두고 였어. 11일 열렸던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에서 문체부가 '콘서트 리멤버 키트'를 제공했는데, 이 기념품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과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포토카드가 포함되었다고 해. 그런데 이 굿즈들은 문체부가 구입한 게 아니라 하이브와 카카오가 각각 8억, 10억 상당을 기부했다는 거야. 문체부는 '자발적' 참여를 강조했지. 하지만 그게 얼마나 자발적이었는지 좀 의심스럽긴 해. 정부가 간접적인 사인을 줬을지도 모를 일이고, 알아서 정부의 눈치를 봤을 지도 모르지.

앞서 7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세계적 축제에 폭임이란 시련을 만났지만, 온나라가 극극복하는 모습을 전 세계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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