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여성 비행사 권기옥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4/05/09
우리나라 최초 여성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권기옥. 사랑에 뜨겁고, 조국을 사랑하며 하늘을 날았던 여인의 일대기를 소개할까 한다.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았는데, 친일파 박경원을 미화한 <청연> 같은 영화가 나온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이 영화 덕분에 권기옥을 아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뜻밖의 좋은 일이었다.
영화 <청연> 포스터

권기옥은 1901년에 평양에서 태어났다. 몰락 양반 집안 출신으로 아들을 바라는 집에서 태어나 환영받지 못했다. 아명이 갈례인데, 딸이 태어나자 어서 가라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11살에 공장에서 일하다가 12살이 되었을 때 숭현소학교에 입학했다. 1916년 졸업 후에 숭의여학교 3학년에 편입했는데, 이때 미국인 아트 스미스가 평양에서 곡예 비행을 선보인 일이 있었다. 이것을 보고 비행사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

숭의여학교에서 비밀결사 송죽회에 가입하고, 1919년, 민족대표 신홍식(1872~1939)의 밑에서 평양 만세 시위에 참여했다. 구금되었다가 풀려난 후 임시정부의 군자금 모금에 나서는 통에 다시 6개월 옥고를 치렀다.

1920년 출소 후, 평안도와 경상도 지방을  돌며 민중계몽운동과 임시정부 연락책으로 활동. 이 해 여름, 평남도경 폭파를 위해 잠입한 임정 요원을 도와 폭탄을 운반했다. 문일민(1894~1968) 등이 실행한 이 폭탄 투척 사건은 성공했고 문일민도 무사히 도주했다. 그러나 권기옥의 연결이 드러나면서 권기옥은 중국으로 망명한다. 권기옥의 여비는 조만식(1883~1950, 물산장려운동을 펼쳤던 독립운동가)이 대었다.

멸치배를 얻어타고 상해로 들어간 권기옥.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 손정도 목사의 집에 머물면서 꿈이었던 비행사가 될 길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1921년, 김규식(1881~1950, 파리강화회의 한국대표)의 아내 김순애(1889~1976, 대한애국부인회 회장 역임)의 소개로 항주의 홍도여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1923년 6월 졸업. 그리고 1924년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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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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