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자 박주이

이윤희 시인
이윤희 시인 · 시민강사/ 시인
2024/05/10
계간 문예감성 2019봄 19호

국자
      박주이

아무것도 퍼 올릴 게 없는 날에는
찌그러진 냄비 안에서 노래를 불렀다
오늘 밤 달은 떴을까

빨강 신호등 불빛이
파랑 신호등 불빛을 만나기 위해서
몇 겁의 생은 반복돼야 하는가

끝끝내 퍼 올릴 수 없는 인연과
한 국자씩 힘겹게 퍼 올리던
생채기들의 무한 반복

삶의 허기가 끓어 넘쳐 불을 꺼뜨리고
노래가 냄비 밖 비음으로 사라진다 해도

달은 국자 속으로 오늘도
떴다 진다

#계간 문예감성 2019봄 19호

#국자
      #박주이

#이윤희 시인 옮김

삶의 허기가 끓어 넘쳐 불을 꺼뜨리고
노래가 냄비 밖 비음으로 사라진다 해도

달은 국자 속으로 오늘도
떴다 진다

(나는 오늘 무언가를 퍼 올려야 할까 꼭 무언가를 퍼올려도 되지 않겠지 그래서 국자를 엎어 놓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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