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10/30
솔출판사 카프카 전집

내가 카프카 문학에 빠졌던 때는 스무 살 무렵이었다. 그 당시에는 실존주의 문학에 빠져 있었던 터라 실존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카프카의 난해한 소설들을 읽어야 하는 미션은 내가 어쩔 수 없이 통과할 수밖에 없는 관문이라고 생각했다. 

카프카 소설에 대한 주제와 줄거리를 몇 줄로 요약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솔직히 고백하자면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던 탓이리라) 주인공 이름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레고르 잠자, 카를 로스만(실종), 요제프 K(심판), K(성), 원숭이 페터(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서), 심지어 해괴한 단편 << 가장의 근심 >> 에 나오는 이상한 잡종의 이름 오드라덱'도 기억하고 있다. 아이큐 100이 되지 않는 내가 어떻게 이 이름들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 알다가도 알겠다(알다가도 모르겠다, 라고 쓸 줄 알았지 ? 속았지롱 ).  

내가 카프카의 소설을 요약할 수 없는 이유는 그의 작품에는 그 어떤 구원도 없고 메시지도 없다는 데 있다. 동시에 교훈도 없고 각성도 없다. 그의 세계는 실패의, 실패의 실패의 실패를 중첩해 놓은 막막한 거무퉤퉤한 어둠만 있을 뿐이다. 카프카는 " 실패한 결말 " 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 실패한 시작 " 에서 소설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카프카는 왜 항상 실패할 수밖에 없을까 ? 그것에 대한 가장 명징한 대답을 제시하는 것은 장편소설 << 성 >> 일 것이다.  다음은 창비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보도자료를 부분 발췌 인용한다. 

눈이 내린 늦은 밤, 한...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857
팔로워 294
팔로잉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