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비로소 더 쓰고 싶어졌다

영롱할 영
영롱할 영 · 책 곁에 살다 거제로 오게 된 사람.
2024/04/12
본인 제공

오랫동안 쓰는 사람이라는 나의 자아를 애써 누르고 살았다. 일이 바빠서, 내겐 본업이 있으니까 하는 핑계로 언젠간 쓰는 사람으로 돌아가겠지, 하고서 간간이 써 온 시 몇 편과 글들만 써 왔다. '신춘문예 당선 뭐 별 거 아니네' 하는 말들이 주변에서 들려도 참고 넘겨야했다. 쓰는 자아는 나를 먹여 살리지는 못했으므로.

생계를 위해 시작했던 일은 어느새 나를 잡아먹고 있었다. 일에 치여서, 사람에 치여서 살아온 시간들은 별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쓰는 자아는 더 빛을 잃어갔다. 나는 과연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맞았던가? 하고 되묻던 때, 결혼 후 아빠가 집으로 보내준 짐들을 풀다 학창시절의 생활기록부를 발견했다. 중학교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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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언제나 스탠바이> 2014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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