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 플리니우스(Plinius the younger)가 트라야누스(Traianus) 황제에게
2023/08/16
우연히 관계 도서를 다시 읽다가 생각나서.
소 플리니우스는 제정 로마 시대의 문인이다. 그의 저작은 트라야누스 황제를 칭송하는 원로원 연설 외에는 서한만이 전하는데, 특히 재미있는 것은 현재의 터키 흑해 해안 지역인 비티니아와 폰토스 속주 총독으로 부임하면서 트라야누스 황제와 서신으로 속주 행정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이다. 가장 유명한 부분은 기독교 신자들의 재판을 처리할 지침을 요청한 것이겠지만, 내게는 사소한 행정 처리가 더 관심이 있다.
소 플리니우스는 제정 로마 시대의 문인이다. 그의 저작은 트라야누스 황제를 칭송하는 원로원 연설 외에는 서한만이 전하는데, 특히 재미있는 것은 현재의 터키 흑해 해안 지역인 비티니아와 폰토스 속주 총독으로 부임하면서 트라야누스 황제와 서신으로 속주 행정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이다. 가장 유명한 부분은 기독교 신자들의 재판을 처리할 지침을 요청한 것이겠지만, 내게는 사소한 행정 처리가 더 관심이 있다.
C. PLINIUS TRAIANO IMPERATORI
Prusenses, domine, balineum habent; est sordidum et vetus. Itaque magni aestimant novum fieri; quod videris mihi desiderio eorum indulgere posse. Erit enim pecunia, ex qua fiat, primum ea quam revocare a privatis et exigere iam coepi; deinde quam ipsi erogare in oleum soliti parati sunt in opus balinei conferre; quod alioqui et dignitas civitatis et saeculi tui nitor postulat.
TRAIANUS PLINIO
Si instructio novi balinei oneratura vires Prusensium non est, possumus desiderio eorum indulgere, modo ne quid ideo aut intribuatur aut minus illis in posterum fiat ad necessarias erogationes.
[ 서한집 10권, 23~24절]
번역은 대충... (구글 번역의 힘을 빌어)
가이우스 플리니우스가 트라야누스 황제 폐하에게
주군이여, 프루사(현대 터키의 부르사)에는 목욕장이 있는데, 더럽고 낡았습니다. 따라서 새로 만들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제가 그들의 청을 실현시켜 주어도 될까요. 신축에 쓸 돈은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제가 속주민들에게 (그것을) 상기시키고 요구하라고 말해 놓았습니다. 다음에 그들이 기름에 쓰는 데 익숙한 돈으로, 목욕장을 세우는 데 기꺼이 기여할 것입니다. 그러면 시의 존귀함과 폐하의 치세가 빛나지 않겠습니까.
트라야누스가 플리니우스에게
새로 목욕장을 만드는 것이 프루사의 능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완공 후 필요한 비용에 (우리가) 더할 것이 없다면, 그 정도 청은 들어 줘도 무방할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것이다. ㅎㅎ
C. PLINIUS TRAIANO IMPERATORI
In aquae ductum, domine, Nicomedenses impenderunt HS XXX CCCXVIII, qui imperfectus adhuc omissus, destructus etiam est; rursus in alium ductum erogata sunt CC. Hoc quoque relicto novo impendio est opus, ut aquam habeant, qui tantam pecuniam male perdiderunt. 2 Ipse perveni ad fontem purissimum, ex quo videtur aqua debere perduci, sicut initio temptatum erat, arcuato opere, ne tantum ad plana civitatis et humilia perveniat. Manent adhuc paucissimi arcus: possunt et erigi quidam lapide quadrato, qui ex superiore opere detractus est; aliqua pars, ut mihi videtur, testaceo opere agenda erit, id enim et facilius et vilius. 3 Sed in primis necessarium est mitti a te vel aquilegem vel architectum, ne rursus eveniat quod accidit. Ego illud unum affirmo, et utilitatem operis et pulchritudinem saeculo tuo esse dignissimam.
TRAIANUS PLINIO
Curandum est, ut aqua in Nicomedensem civitatem perducatur. Vere credo te ea, qua debebis, diligentia hoc opus aggressurum. Sed medius fidius ad eandem diligentiam tuam pertinet inquirere, quorum vitio ad hoc tempus tantam pecuniam Nicomedenses perdiderint, ne, dum inter se gratificantur, et incohaverint aquae ductus et reliquerint. Quid itaque compereris, perfer in notitiam meam.
[ 서한집 10권, 37-38절 ]
번역 ] 영역을 여기서 확인 - 'Salus Patriae: Public Health and the Roman State', Caroline Garrahan Wazer, Columbia 대학 2017년 박사 학위 논문의 일부, 121~122p.
가이우스 플리니우스가 트라야누스 황제 폐하에게
니코메디아(현대 터키의 이즈미트) 시민들은 300,329 세스테르티우스(sesterces)[1]를 수도관 공사에 썼는데, 완공할 수 없었고 완전히 폐허가 된 상태입니다. 그들은 다른 데 200만을 들여 다시 시도했는데 역시 중단했습니다. 그래서 아무 쓸데 없이 이 많은 비용을 낭비한 뒤에도 여전히 물을 얻기 위해 더 써야 할 판입니다.
도시의 낮은 곳뿐 아니라 높은 곳에도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제가 (그들이 전에 만들었던) 수도관 아치 위로 흘러갈 수 있는 샘의 수질이 좋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전에 만든 아치들은 쓸 수 있는 것이 몇 안 남았지만, 여기서 사각형 석재들을 새로 세우는 아치에는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벽돌이 더 쉽고 저렴한 재료라 저는 새 아치는 벽돌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전처럼 실패하지 않기 위해, 이런 종류의 수로 작업 경험이 있는 사람이나 건축가를 여기 보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감히 말씀드리자면, 설계가 아름답고 유용하면 주군의 영광에 걸맞는 건축물이 되지 않을까요.
[1] 4 sesterces = 1 denarius. 1 데나리우스가 성인 하루 품삯 정도였다. 현대 한국 최저 임금에 맞춰 8만원 정도로 생각하면, 300만 세스테르티우스는 대략 60억의 감각.
트라야누스가 플리니우스에게
니코메디아에 물을 공급하는 데 주의를 기울이도록. 그 일이 필요하다는 데는 확실히 동의하니, 그대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일하리라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 누구의 잘못으로 그렇게 많은 금액을 낭비했는지, 니코메디아 시민들이 그 돈을 사적인 목적으로 착복하지 않도록, 그리고 문제의 수로 공사를 지난 번처럼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수행하도록 모두 지켜보아라. 조사 결과를 내게 알려 주도록.
2023년 8월의 한국하고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다 기분 탓일 것이다.... -.-
漁夫
ps. 결국 플리니우스는 건축가를 파견받지 못했다. 트라야누스는 이렇게 답했다(40절).
Architecti tibi deesse non possunt. Nulla prouincia non et peritos et ingeniosos homines habet; modo ne existimes breuius esse ab urbe mitti, cum ex Graecia etiam ad nos uenire soliti sint.
거기서 건축가를 못 찾을 리가 없다. 숙련되고 능력 있는 사람이 다 없는 속주가 있다니. 우리가 그리스에서 건축가를 불러오고 있는 판이니[2], 로마 시에서 빨리 보내 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라.
[2] 트라야누스는 엄청나게 많은 건설 사업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아마 이런 서신이 오고 간 다음 해에 플리니우스의 서신 왕래는 뚝 끊겼다. 이 때(AD 113)가 그의 사망 연도라 추측되므로, 그는 아마 죽을 때까지 건축가를 로마에서 받지 못했을 것이다.
漁夫란 nick을 오래 써 온 듣보잡입니다. 직업은 공돌이지만, 인터넷에 적는 글은 직업 얘기가 거의 없고, 그러기도 싫습니다.
@hjkimmd 저도 그거 생각나서 찾아봤는데, 제일 큰 차이가 니코메디아에 관련된 액수... 숫자 해석이 이상해서 원문을 찾아봤는데 역시나 두 번째 숫자가 10배 잘못됐더군요.
이거 시오노 할매도 본인 책에다가 고대로 전문 다 써놨습죠 ㅎㅎㅎㅎㅎ
관급 공사의 돈 빼먹기는 인류 사회의 공통이므로 인간 본성이라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면 우습겠지만, 인간은 분명히 사회 제도를 자신에게 이롭게 해석하고 이용하는 측면이 있다.
이거 시오노 할매도 본인 책에다가 고대로 전문 다 써놨습죠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