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ㅣ 눈먼 자들의 도시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09/14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
                                                                                                                - 사람 장소 환대 中, 김현경






     210㎤ 크기의 실험실 상자 속에 쥐 8마리'가 산다. 물과 음식은 충분히 공급되고 고양이 같은 포식자가 없다 보니 쥐에게는 유토피아'다. 실험실 연구원이 질병 관리도 맡아서 늙어 죽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죽을 수 있는 위험 요소는 모두 제거된,  과보호된 공간이다. 쥐 8마리로 시작한 개체 수는 2년 반 동안 2,200마리로 늘었다. 개체 수 증가는 곧 공간 부족을 야기한다. 그러나 공간은 줄어들었지만 먹이 공급은 충분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먹이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 영토를 지키는 것이다. 


마당 넓은 단독 주택에서 살던 쥐는 이제 협소 주택으로, 협소 주택에서 공동 주택으로, 공동 주택에서 반지하로, 반지하에서 고시원으로, 고시원에서 쪽방촌으로, 쪽방촌에서 수용소로, 결국에는 수용소에서 길바닥의 형태로 바뀌게 된다. 이 실험의 진짜 목적은 유토피아 같았던 " 주거 지역 " 이 어느 순간에 " 죽어 지옥 " 이 되었을 때 발생하게 되는 쥐의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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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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