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국가주의vs국제주의란 무엇인가?

노경호
노경호 · 연구자
2023/06/06
1. 국가주의와 국제주의를 꺼낸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은 (그것이 궁극적으로 바람직하든 그렇지 않든) 키워드 정치에 능한 것 같다. 대선 출마를 시사하며 '자유민주주의'를, 대선 기간에는 '공정과 상식'을, 대통령이 된 후부터 최근 한미정상회담 등을 비롯한 외교무대에서는 '자유'를 밀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 이어지는 보도에서 윤 대통령이 이번에는 '국가주의'와 '국제주의'라는 키워드를 들고 나왔다. 그에 대한 일련의 언급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5월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에서 “이민 문제만 하더라도 언론의 문제 제기가 있기 전, 전 부처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복수의 국무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비공개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이제는 개별 국가 중심의 국가주의가 아닌, 전 세계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국제주의 시대”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중앙, 24일자)

5월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국제사회 지도자급 원로들을 만나 주요 현안에 의견을 나누고 "각국이 국가주의가 아닌 국제주의를 지향하면서 상대주의적이거나 주관적이지 않은 상식에 부합하는 기준에 따라 대외정책을 표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30일자)

6월 1일
""우리 축구도 국제화되니까 월드컵 예선 탈락은 생각도 안 하는 수준으로 올라간 것처럼, 첨단과학기술을 육성할 때도 국가주의보다 국제주의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연합, 1일자)

정치인이 어떤 말을 어떤 의미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가치에 대한 의견들을 심어주며, 그로부터 생각이 뻗어나가게끔 하는 등 사실상 "시민교육"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위와 같은 용어 사용은 첫째로 상당히 부정확해서 왜 저런 자리에서 '국가주의vs국제주의' 구도를 기반으로 어떤 주장을 내놓았는지(혹은 주장을 내놓긴 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게다가 둘째로는 위와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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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고대철학과 정치철학을 공부합니다; 번역: <정치철학사>(공역, 도서출판길, 2021), <자유주의 이전의 민주주의>(후마니타스, 2023); 신문 <뉴스토마토> 시론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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