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발자국과 녹색 음악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3/06/04
  • 에리크 델아예 l 기자


음악계가 친환경적이고 도덕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정부와 다국적 기업의 후원, 보조금, 혁신, 규정도 뒤따랐다. 아티스트, 팬, 음반사, 투어 기획사도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 나섰다.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앨범 <빅 디스크>의 표지, 더 스티브 밀러 밴드, 2010 - 스톰스튜디오스

마지막 앨범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만 봐도 음악적 영감의 고갈이 의심되는, 영국 팝밴드 ‘콜드플레이’가 음악산업의 환경적 영향에 대해 장황한 연설을 늘어놓았다. 최대 음반 판매자들 중 하나인 이들의 말이다. 2019년, 콜드플레이는 탄소배출을 줄인다는 취지에서 콘서트 투어를 취소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최대한 지속가능한’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티켓 한 장이 판매될 때마다 나무 한 그루를 심고, 태양광 패널 에너지를 사용하고, 콘서트장에 팬들이 바닥을 발로 구르거나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전기가 생성되는 장치를 설치한다. 에너지 효율이 좋은 조명, 재활용 가능한 야광 팔찌, 생분해가 가능한 종이 꽃가루를 사용한다. 무대는 가볍고 재활용률이 높은 소재로 만든다. 또한 관객이 다운로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콘서트장까지 올 때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한 관객을 선별해 보상도 해준다. 음식은 이력추적이 가능한 유기농 식품이다. 그리고 수익의 10%를 환경단체에 기부한다. 
콜드플레이는 ‘이런 우리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월드투어는 상당한 탄소 발자국을 남길 것’이라는 메시지를 홈페이지에 남겼다. 그룹의 존재 자체가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팬들이 콘서트에 가지 않고 집에서 스트리밍으로 음원을 듣더라도 말이다. 프랑스 국립경기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리는 콘서트 티켓 가격은 골드석이 139유로, 잔디석이 78.5유로다. 음악산업은 음원, 콘서트 할 것 없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존재다.
“그래도 콜드플레이는 그룹으로서 최대한 성의 있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212
팔로워 381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