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댄서
서툰댄서 · 네트워크를 꿈꾸는 자발적 실업자
2023/08/28
좋은 다큐멘터리에 대한 소개 감사드리며, 몇 가지 덧붙여 보고자 합니다.

영화에서 오펜하이머에게 누군가가 (아마 여자친구?) 이런 말을 합니다. "당신은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한 사람이에요." 그러자 오펜하이머는 사람들이 다 그렇지 하고 대답합니다. 기억에 의존한 거라 정확하지 않은데 대략 그런 대사였던 것 같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충분히 복잡한 사람이었겠지만, 복잡하기 때문에 남들이 이해하기가 어렵고 그로 인해 소통에서 단절되고 고독을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거대한 프로젝트의 리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것만 보더라도 고립과는 거리가 먼 스타일이죠. 
그의 복잡함과 모순은 오히려 그가 상대했던 문제들의 복잡함과 모순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저는 원자폭탄의 사상 첫 폭발실험이 성공한 것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월드컵 우승팀의 응원자들처럼 열광적인 환희에 들떠 있습니다. 드럼 악기를 두드리는 것까지는 좀 과하다고 느꼈었는데, 리처드 파인만이었다고 하는군요. 
수만명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폭탄의 완성에 환호하는 일은 제3자의 시선에서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년 동안 사막 한 가운데 갇혀 프로젝트에 헌신한 사람들 입장에서 그 환희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요? 관점에 따라 자연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이 모순을 이룹니다. 
오펜하이머는 환호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들의 대표로서 축사를 하게 됩니다.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그는 사람들의 환호에 부응하며 분위기를 더 띄우는 말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가공할 폭탄의 두려운 이미지에 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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