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참는게 좋은 것일까?

미미패밀리
미미패밀리 · 한 아이의 아빠이자 고양이 형아입니다
2022/11/18
참을 인(忍) 자가 셋이면 살인을 면한다는 말이 있다. 화가 치밀어도 심호흡하고 참게 되면 어떤 어려움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는 의미다.

속담 이야기
옛날에 성미가 불같은 선비가 있었어. 얼마나 불같냐 하면, 쥐 잡겠다고 장독 내던지고, 개미 귀찮다고 마룻대에 톱질할 정도였단다.

남 혼자말에 화통 삶아 먹은 듯 고함지르고, 저쪽 작대기질에 이쪽 몽둥이찜질은 예사였지. 그러니 사나운 개 콧등 아물 날 없다고, 하루도 얌전히 지나가는 법이 없었던 거야.
그런데 선비 체면에 이래서는 도저히 안 되겠거든. 그래 결심을 했지.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하느니라!”
이 말을 입에 달고 살겠다고 말이야. 아니, 아예 참을 인(忍) 자를 종이에 써서 부적처럼 품고 다녔지. 그랬더니 사람들이 슬슬 시비를 걸며 시험을 하려 드네. 어디 얼마나 잘 참나 보고 싶었던 게지.
“배나무골 사는 누구는 어찌나 고기를 좋아하는지 노루 잡은 막대기로 국을 끓여 먹었다더군.”

“그래? 거 해괴한 일이로군. 으하하, 으하하!”
다른 때 같았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벌써 고함을 치고도 남았을 텐데, 선비는 귀를 틀어막고 ‘참아야 한다’만 중얼거렸지.

또 하루는 동네 거지가 와서 선비네 멀쩡한 우물에 똥을 누고는 딴청을 피우지 뭐야.
“곧 이사 갈 집인 모양인데, 볼일 좀 보는 게 뭔 대수겠어!”
선비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또 참았어.

그렇게 잘 참고 지내던 어느 날이었지. 선비는 주막에 들러 술 한 잔 거나하게 걸치고 집으로 돌아갔단다.
“마누라, 벌써 자나? 마누라, 남편 왔소. 얼른 일어나 보시오!”
방문을 확 열어젖히는 순간, 선비는 3년 전에 마신 술까지 확 쨌지.
“이, 이, 이런······!”
자신이 누워야 할 자리에 웬 상투 튼 녀석이 자고 있는 게 아니겠어? 아무리 참아야 한다지만 이건 아니지. 선비는 눈이 휙 뒤집혀서 달려들다가, 으득 어금니를 깨물었어.
“우선 참고 보자.”
그런데 이 마누라, 천연덕스럽게 사내 배 위로 다리를 척 걸치네. 선비 눈에서 당연히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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