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답투성이던 내가 오늘 드디어 정답을 찍었다.

2022/03/30
30대가 되었다고 어리둥절하던게 엊그제인 것 같은데 눈을 떠보니 벌써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평범한 하루였지만 문득 눈 앞에 내가 보이는 것 같았다.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이었다.
눈 앞에 나의 모습이 또렷이 보였다.
처음으로 느끼는 나였다.

생각해보면 나는 어렸을 때 부터 항상 자책에 시달렸다.
공부 잘하고 운동 잘하고 활발했던 어린 나는 
그 누구에게도 내 속마음을 얘기하려 하지 않고 
그저 밝은 아이, 기특한 아이로 남의 눈에 비춰졌다.
눈치빠른 아이로 누구의 기분도 다 맞출 수 있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로 계속 비추어지기 위해 조금이라도 남의 눈에 어긋날까
끊임없이 자책하고 후회했었다.
이게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져 
남들이 보는 나와 정말 나는 괴리가 커졌다.
남들 앞에서의 나와 혼자 있을 때의 내가 너무 달라졌다.
정말 친한 친구들에게도 나는 솔직하지 못하고 
그들이 기억하는 내 이미지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내 속 이야기를 다 들어줄 수 있는 정말 믿는 친구들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슬픈 날에도 위로해주는 그들 앞에서 나는 농담하고 웃었다.
왜 이러는 걸까 왜이러지 나조차도 궁금했지만 
그런 궁금증이 들면 그저 환경 탓만 하고 얼른 머리를 흔들어 잊어버렸다.

그런데 오늘 나는 직면해버렸다.
머리를 흔들어 쫓을 수 있는 생각이 아닌
내 앞에 나로 다가왔다.
용기를 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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