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추라" 명령에도 조지아 청년의 춤은 계속됐다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8/13
영어로 조지아, 러시아어로 그루지야라고 알려진 나라가 있다. 남으로는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북으로는 러시아와 맞댄 동유럽 국가다. 남으로 팽창하려는 러시아와 지속적 갈등을 벌이며 EU와 나토에 가입하려는 시도가 번번이 좌절되어 국제 뉴스에 등장하기도 한다.

인구가 채 400만 명이 되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궁핍함을 벗지 못한 조지아는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때문에 미국의 조지아주와 자주 혼동되며 이보다도 덜 유명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때도 많다. 조지아가 배출한 인물 중 가장 유명한 이는 역시 스탈린이다. 소비에트 연방의 수장을 배출했으나 그에 어울리는 대우를 받지 못한 조지아는 민족주의적 성향과 함께 반러시아 감정이 두드러진 국가로 꼽힌다.
 
▲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 포스터 ⓒ (주)엣나인필름

강인한 민족주의 가운데 쇠락하는 현실

여기 조지아의 오늘을 다룬 영화가 있다. 배경은 수도 트빌리시의 조지아 국립무용단이다. 이곳 학생인 메라비(레반 겔바키아니 분)와 여자친구 마리(아나 자바히슈발리 분)는 열 살 때부터 함께 춤을 춘 댄서다.

영화는 시작부터 이들의 앙상블을 보여주는데, 꼿꼿하고 강인한 춤이 단연 인상적이다. 그런데 교수는 이들의 춤이 탐탁지 않은 듯하다. 그는 메라비를 호명해 좀 더 힘 있게 출 것을 주문한다. 조지아의 춤엔 조지아의 기상이 담겨야 한다고, 그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영화는 무용단에 신입생이 들어오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남자 단원 이라클리(바치 발리시빌리 분)는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 한 쪽 귀에 귀걸이를 하고 온 그는 들어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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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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