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
조율 · 도서관 덕후. 배우고 가르치는 사람.
2023/11/03
먹고 놀고 사랑 받고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자 미오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기사 카토’와 마지막 대결을 위해 떠난다. 머나먼 나라의 왕자인 나, 미오가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암묵적으로 동의된 기정 사실이었다. 떠나는 순간 아버지는 “벌써”라고 하고 윰윰은 “드디어”라고 말한다. 안락하고 포근한 익숙한 공간을 떠나는 ‘통과의례’이다. 아이들에게는 '드디어' 어른이 되는 순간이고 부모에게는 '벌써' 나의 품을 떠나는 아이를 지켜봐야 하는 순간이다. 굳이 떠나고 싶지 않은 나의 유년기를 떠나기 위해 온갖 대의명분이 필요하다. 아버지는 머나먼 나라의 왕이고, 나는 그 나라의 왕자 미오다. 나에게 친절하고 호의적인 그 나라 구성원들은, 심지어 말까지 포함하여 모두 가족이나 친구를 ‘기사 키토’에 의해 잃어 상실의 아픔을 갖고 있다. 그들은 미오에게 그들의 유품인 망토와 은수저를 준다. 배고픔을 달래 줄 빵을 챙겨준다. 온 나라 사람들의 기대와 응원을 등에 업고 미오는 가장 친한 친구 윰윰과 모험을 떠난다. 자신은 없지만 떠나야 한다. 그래야 함을 너무도 당연하게 알고 있다.

그렇게 어려운 결심을 하고 떠난 모험이지만 미오와 윰윰의 모험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길이 이렇게까지 어둡지 않았으면 좋겠어.” 윰윰이 말하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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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의 힘을 믿습니다. 교육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꿉니다. 앎과 삶이 일치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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