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이쌤] 못생긴 손ㅣ어느 남학생의 강점 찾기
2023/12/25
강의나 상담으로 하루에도 몇 십명씩 학생들과 대면하던 시기였고 무엇보다 이름과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심각한 지병(?) 때문에 아쉽게도 그 학생에 대해 지금 기억나는 정보는 희미하다.
확실한 건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이었고 키는 그리 크지 않았으나 단단한 체구와 건강하고 수줍은 미소가 호감 가는 차분한 이미지의 평범한 남학생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학교 내에 수많은 학생들 속에 있으면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외모나 분위기에서 기억할 만한 특별한 첫인상은 아니었다.
상담받으러 온 이유는 취업하기 위해 지원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자기소개서 작성부터 막막해서 도움을 받으러 왔다고 했다.
가장 큰 어려움이 뭐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너무 평범해서 성장과정도 무난하고 장단점 작성부터 쓸 말이 없다고 했다. 덧붙이기를 자기 주변 친구들은 특이한 이력이나 경험 등을 잘만 쓰던데 자신은 무엇을 써야 할지조차 막연해서 제자리걸음 중이라 하였다.
당시 취업 스펙 3~5종 세트라고 해서 학점, 어학, 자격증, 어학연수, 인턴 경험, 공모전 수상이력 등등 자신이 준비된 인재임을 어필하고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쓸 다양한 스펙과 타이틀을 경쟁적으로 준비하는 게 취준생 사이에 만연한 분위기였다. 눈에 띄는 스펙이 없어 상대적으로 본인은 많이 뒤처져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도 많이 떨어져 있고 제 때 취업하지 못할까 시름이 크다고도 했다.
진중한 태도로 차분하게...
자기 구원을 위해 글을 쓰고 영상을 편집합니다. 상담심리 전공한 10년차 직업상담사, 브런치 작가, 흥 많은 오지라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