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을 강요하는 사회, 수학에서 힌트를 얻다
2023/05/17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중요한걸까?
우리나라 교육 제도권 하에서 저는 여러모로 운이 좋았습니다. 중고등학생 때 제가 마침 좋아했던 과목이 수학이었고, 주변 또래들보다는 잘했고, 그래서 높은 점수를 받아 자존감을 키워나갔었습니다. 비록 수능점수는 기대에 한참 부합하지 못했지만, 입학사정관제의 도움을 받아 대학교도 마음에 들게 들어갈 수 있었고, 그 안에서도 착실히 수학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학원도 진학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그러한 백그라운드를 여러 곳에서 좋게 봐주셔서, 시류에 편승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제가 운이 좋다고 첫 문장을 시작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국영수,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을 "마침" 좋아했었고, 그 덕에 자존감도 높이고, 솔직한 말로 여러 사회적 혜택을 직간접적으로 누려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노력했고 그에 대한 결과인 것은 맞지만,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노력한다고 무조건 그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거든요. 저처럼 순수학문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히 수능에서 요구하는 국영수가 중요합니다. 그 내용 자체가 정말 직접적으로 쓰일 수 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높은 국영수 점수가 필요할까요? 이 주제는 몇 십년, 아니, 몇 백, 몇 천년간 이어져 온 뜨거운 감자일 것입니다. 단지 그 형태가 지금으로는 국영수 점수인 것일 뿐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반드시 높은 국영수 점수를 쟁취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말이 국영수를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전혀 아닙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왜 국영수를 포함한 여러 과목들을 중고등학생에게 교육하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왜 여러 교과목을 공부했는가
학생들을 가르쳐보면 상당...
우리나라 교육 제도권 하에서 저는 여러모로 운이 좋았습니다. 중고등학생 때 제가 마침 좋아했던 과목이 수학이었고, 주변 또래들보다는 잘했고, 그래서 높은 점수를 받아 자존감을 키워나갔었습니다. 비록 수능점수는 기대에 한참 부합하지 못했지만, 입학사정관제의 도움을 받아 대학교도 마음에 들게 들어갈 수 있었고, 그 안에서도 착실히 수학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학원도 진학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그러한 백그라운드를 여러 곳에서 좋게 봐주셔서, 시류에 편승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제가 운이 좋다고 첫 문장을 시작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국영수,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을 "마침" 좋아했었고, 그 덕에 자존감도 높이고, 솔직한 말로 여러 사회적 혜택을 직간접적으로 누려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노력했고 그에 대한 결과인 것은 맞지만,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노력한다고 무조건 그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거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반드시 높은 국영수 점수를 쟁취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말이 국영수를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전혀 아닙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왜 국영수를 포함한 여러 과목들을 중고등학생에게 교육하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왜 여러 교과목을 공부했는가
학생들을 가르쳐보면 상당...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수학이 갖고 있는 매력을 글로 그려내고자 합니다. 우리가 공부해왔던 수학처럼 무엇이 정답인지를 말하는 것엔 관심이 없고, 그 안에 녹아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수학사를 언급하겠다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큐리스 당장은 어렵겠지만 서서히 바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교육과정을 포함해서 여러가지가 맞물려서 바뀌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그 전에 해볼 수 있는 시도는 선생님들에 대한 재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두 현장에서 고생하고 계시지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학생들에게 말할 기회를 줄 수 있을지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는 선생님들이 그런 마음을 각자 가지고 있어도 사실 고착화 된 시스템 때문에 그렇게 드라이브 되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건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중고등학생은 아니지만 성인을 대상으로 대학수학을 가르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지식을 전달받게만 하지 않고 가능한 한 말을 해보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과정을 굉장히 어려워 하시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다들 흥미롭게 수학공부를 하고 있어요. 학교에서도 소규모로 방과후학교를 통해서라도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너무나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선생님이 보충수업을 해주는 시간이 아닌, 하나의 개념에 대해서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죠.
요즘도 서점에 보면 수학에서 고득점은 일종의 암기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책을 많이 보거든요. "답은 잠시 뒤로 미뤄놓고, 해당 개념이 주는 의미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생각들을 자유로이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이 비록 엉뚱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본인의 생각이기에 그 누구도 뭐라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안에서 정말로 주장하고 싶은 내용이 생긴다면, 결론까지 도달하는 과정은 논리적이어야 합니다" 이 부분을 현재 수험생들이 느낄수 있을런지요. 뭔가 많이 아쉬운 현실입니다.
수학에서 '왜' 정답이 강요되지 않는지, 충분한 설명이 없이 그냥 그렇다고 전제되는 것처럼 쓰고 계셔서 한 말입니다. 수학의 본질은 자유라는 게 이미 답정너로 정해져 있는 것처럼요. 그러니까 해야 할 말은 정해져 있고 그 말을 위한 맥락을 설정하기 위해 긴 도입을 거쳐 정작 본론은 너무 당연한 듯이 짧게 지나가니 굳이 수학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는 이야기였나 싶었거든요. 의도를 다시 설명하실 필요는 없었습니다. 여전히 좋은 덕담이네요. 감사합니다.
@전업교양인 댓글 감사드립니다. 우선, 제가 말한 정답이라는 단어는 이미 정해진 답이라는 관점에서 썼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과정이 무시된 채, 한 point에 해당하는 그 결론만을 맞추는데 집중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얘기한 것입니다. 결론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봐야하는 수많은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깡그리 무시하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워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답을 강요하지 않는 소재로 굳이 수학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에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는 그런 소재가 수학으로만 볼 수 있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저는 수학을 전공하였고 꽤 진지하게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보다는 오래 공부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보는 렌즈 또한 수학을 통해 보다보니, 이러한 글도 그런 맥락에서 쓴 것일 뿐입니다. 아마 비슷하게 각자의 전공 및 분야에서 깊은 고찰을 하신 분들이라면, 렌즈가 달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뿐, 결국은 같은 본질을 건드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편으론 피상적인 덕담이 되는 것에도 안타깝습니다. 저도 그런 글들을 많이 봐왔구요. 서점에 즐비한 여러 자기계발서들이 모두 같은 맥락 아닐까요? 하지만 사람마다 모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유일한 답을 주는 것은 위험한 것 같습니다. 그럴 수도 없구요. 이러한 류의 글을 읽고 영감 내지 교훈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답을 얻으려고 하는 자세보다는, 본인의 인생을 설계해 나가는데 있어 참고자료로써 활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인생은 그 누구도 대신 책임져주지 않으니까요.
제 의견이 전달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뭐랄까 이런 종류의 수학 에세이들은 피상적인 수준에서 애매하게 표현된 좋은 덕담 정도가 되어버린 달까요. 그러니까 이런 방식으로 이미 정해진 답을 강요하지 않는 소재는 너무 많아서 굳이 그게 수학이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이거든요.
글의 취지에는 대략 동의하지만 표현에 애매함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정답이란 올바른 답이란 뜻인가요 아니면 이미 정해진 답이란 뜻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