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천주교 신자가 종교학자에게 도전장을 내밀다

steinsein
steinsein · 종교학 공부인과 연구인을 방황하는 자
2024/10/07
일전 KAIST 인간의 기원 연구소 여름학교 프로그램에서 만나 뵌 신경미학자 선생님께서 뒤풀이 자리에서 저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신앙을 갖는 게 좋다'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중년의 여러 위기를 겪으며 신앙을 갖는 게 그 무수한 불안을 가성비 있게 다루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신앙을 가질 수는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는 것과 믿음을 일치시키는 성향이라서, 어느 종교를 찾아가든 그 허실을 따질 수 있는 정신상태라서 '믿음'이란 걸 가질 수 없다고요.
임도형 사진전(Delusions) 작품 [출처] - 국민일보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9584961

그분은 자연과학적(특히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미적 체험을 다루기 때문에 종교나 신앙을 자연주의적(진화/인지/신경과학 등) 관점에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선생님 신앙에 별 도움이 안 될 텐데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의 신앙을 지켜드리기 위해서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저를 도발하며, 제 신앙이 그런 설명에도 꿈쩍하지 않을 수 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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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모색하는 공부인입니다. 종교보다 종교적 인간, 종교문화, 미신 등 인간의 종교적 특성을 볼 수 있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비종교 현상에서 종교적 특성을 읽어내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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