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만으론 갓생살기 어렵지.

벌곰
벌곰 · 반짝거리게, 다채롭게, 나답게!
2023/01/12
고삼 담임은 골치가 여간 아픈 것이다. 학생 대학 입시 상담, 학부모 대학 입시 상담, 수업은 기본으로 가져가고 하여튼 이 모든걸 하자니 얼마나 바쁜가. 나의 고삼 담임 또한 그랬다.

신축된 건물의 모교는 앞으로 아이들이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하여 최대 40명이 넘지 않는 사이즈의 교실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게 웬 걸, 내가 고교에 머물던 때에는 유래 없이 인원수가 차고 넘쳤다. 그 좁은 신축 교실에서 43명이 바글바글 모여 입시를 준비했다. (그땐 그냥 다 입시를 준비했다)

그 많은 인원을 관리하고, 가르치고, 상담해야 할 교사들의 애씀이 나는 고삼이가 되었을 때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교사들을 향한 불쌍한 마음보다는 

'저 어른은 나의 미래까지 책임질 여유가 없다.' 

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뭔가 나랑 맞는 공부는 더 하고 싶은데.. 성적은 내 맘 같지 않고.. 대학은 찾아봐야겠고.. 막막했지만 어쩌겠나. 고삼 담임은 바쁘다. 내가 내 몫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무슨 공부를 하고싶은지 결정한 뒤에 나의 성적에 맞는 학교를 추렸다. 그리고 그 땐 그 대학 안에서 내가 동의하는 가치가 있는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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