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이 강화되면 미국은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이다. 나는 이전 글을 통해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 하에서 한국이 따라할 만한 기존 핵개발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한 방법으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한-미 동맹을 강화해서 한국이 미국의 확고부동한 동맹이 된다면 한국의 핵무장을 미국이 눈감아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 핵무장에 대한 미국의 공식 입장 "NO"

하지만 '미국의 입'을 통해 확인되는 말들은 그러한 기대를 지지해주지 않는다. 미국은 '확장억제(the extended deterrence)'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입장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 외부에서 핵우산과 재래식 전력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한동안 한국의 여당 인사들 사이에서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이에 대해 단호히 선을 긋고 나섰다. 지난 10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필립 골드버그 대사는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에 대해 “그 이야기가 푸틴에서 시작됐든 김정은에서 시작됐든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면서 “긴장을 늦추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미국의 확장억제 기조와 한국 정부의 비핵화 정책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11월 3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도 미국은 한국의 비핵화와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이 한미동맹의 확고부동한 방침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동맹의 핵보유? 미국의 눈으로 보면..

미국이 글로벌 패권국으로 군림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군사력에 있다. 흔히 미국의 힘을 '기축통화 달러의 힘'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 역시도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안보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석유 거래 대금을 달러로만 결제하도록 한 것이 근간이다. 이처럼 미국이 군사대국의 지위를 점할 수 있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