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통을 이어받은 꽃송이가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4/06
동네 슈퍼 앞으로 관광용 버스가 늘어서 있습니다. 버스가 보이기 전에 커다란 버스에서 나는 자동차 냄새와 기름 냄새 그리고 싸구려 방향제 냄새가 먼저 눈앞에 보입니다. 
 
그해 봄 아니 그전의 봄도 그 버스가 있었던 자리에 주차 되어 있었습니다. 사람 많은 곳은 질색하셨던 어머니께서도 일찍 일어나 그날 만은 거울 앞에 앉아 화장을 오랜 시간 동안 하시고 나갈 채비를 하시며 하지 말아야 할 일과 꼭 해야만 할 일들을 계속해서 얘기하고 또 하고 나가실 때까지 당부하셨습니다. 
 
아직 꽃들은 깨지도 않을 시간에 사람들은 꽃을 보러 버스 앞에 대기를 하고 어디서 저토록 원색적인 원단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옷을 차려 입고 봄을 타려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런 날이면 그 전날 사고를 쳐 병원에 입원한 아이가 있거나 인원수가 맞지 않아 생긴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돌연 참석하게 된 사람도 생겨나곤 하였습니다. 
 
지상에 있는 모든 엄마가 버스에 오르고 버스가 시동을 걸고 사라지면 남겨진 남편들과 그의 아이들은 엄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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