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에는 삼독(三毒)을 생각한다.
2023/08/15
난 좀 심한 편이다.
월요일 아침에 내 기분은 바닥을 친다.
주말이 끝났으니 이제 다시 회사를 가야하고, 5일 동안 고통 받는 나날이 계속 될 예정이다. 이 기분은 일어나서 시작 되고 출근길에서 점점 커지며, 회사 엘리베이터 안에서 극대화 된다. 가끔은 심지어 일요일 저녁부터 다음날을 걱정하기도 한다.
제발 무슨 사건이라도 벌어져서 출근을 안 해도 되길. 마치 학교에 테러리스트가 침입해서 시험이 취소되길 바랬던 중학생 때처럼 기도하기도 한다.
탐·진·치(貪瞋痴).
탐욕스러움, 성냄, 어리석음.
난 그런 월요일에는 삼독(三毒)을 떠올린다.
삼독(三毒)이란 석가모니가 말한 우리 삶이 엉망진창인 원인들이다.
사실 불교를 접하고도 이런 삼독이 어떤 것일지 알아보기 보다는 상상했었다. 불교가 주는 인상이 너무 강렬했던 탓 같다. 우리는 불교 하면 어떤 눈썹이 하얀 노승이 높은 절벽 위 암자에 홀로 앉아 밤에 수행을 하는 그런 모습을 떠올린다. 그렇기에 삼독이란 장애물일 것이다. 아마 잡념일 것이다. 옳지 못한 마음일 것이다. 이런 인상으로 넘어갔었다.
하지만 석가모니가 말한 삼독은 증상이 아닌 병이다. 너무나 큰 병이라 우리 삶을 엉망진창 만드는 이유이다. 생각해보면 탐욕스러움, 성냄, 어리석음이란 모두 우리의 감정 중 하나에 불과한데, 어떻게 그것들이 나의 삶을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일요일 밤에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해야하기 때문에 우울해지는 내 삶의 원인일 수 있을까?
초기 불교의 말씀이 기록된 빨리어 표현대로라면 삼독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raga, dosa, moha이다. raga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이다. 한자어로 탐(貪)에 해당한다. dosa는 우리가 싫어하는 것이다. 한자어로 진(瞋)에 해당한다. moha는 우리가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이다. 한자어로 치(...
배웠던 공부들이 어느새 거짓말처럼 향 연기마냥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이가 들어도, 그 시절 고민했던 내가 남아있게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