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의 기간제교사로서의 삶과 서러움 에피소드 3 (수학여행지에서)
둘 째날 저녁이 되었다. 이리저리 여행을 하고 온지라 나는 오늘도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한 학생의 할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제주도에 사시는 분인데 우리 아이 안본지가 너무 오래되었다고 오늘 저녁에 같이 식사할 수 있게 해주면 안되겠냐고 연락이 왔다. 난 아이와 얘기를 나누고 그에 동의를 했으며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양 손 무겁게 무언가를 들고 오셨다. 화장품 11개, 한라봉 1박스, 그리고 엄청나게 큰 비닐봉투에 한라봉을 가득~ 담아오셨다. 난 극구 거절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내 눈 앞에 내려놓고 자리를 떠나셨고 난 어쩔 수 없이 받은 물건들을 교사들이 공용으로 쓰는 방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