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약자의 시선으로 본 극단주의 사회의 허상 | <파르바나 : 아프가니스탄의 눈물> (강남규)

토론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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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6
필자 : 강남규 (『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토론의 즐거움 멤버)


<파르바나: 아프가니스탄의 눈물>, 캐나다의 페미니스트이자 반전운동가이자 작가인 데보라 엘리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안젤리나 졸리가 제작했다. 이 애니메이션의 시대적 배경은 2011년, 공간적 배경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다. 미군이 침공한 후로 8년여가 흘렀고, 극단적 이슬람주의자인 탈레반이 다시 주도권을 잡은 무렵의 아프간. 상공에는 상시로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도시 한쪽에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탱크들의 무덤이 있다. 거리에서 여성들은 찾아볼 수 없으며, 모자를 쓴 남성들이 일종의 이슬람 경찰 역할을 하고 있다.

11살 소녀 파르바나는 바로 이 도시에서 살아간다. 아버지는 다리 하나가 없는 장애인이고, 어머니와 장성한 언니, 그리고 아직 말도 못 배운 남동생 하나와 함께 산다. 바로 여기에 파르바나가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여성임이 식별되는 자들-어머니와 언니는 이슬람 극단주의 사회에서 '인간'으로 인정되지 않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여성은 부르카를 쓰고 성인 남성과 동행해야만 거리로 나올 수 있다. 그게 율법이란다.
출처 : <파르바나 : 아프가니스탄의 눈물>

(남성들은 거리에서 혼자 다니는 여성을 발견하면 채찍질을 하며 쫓아낸다. 그들이 율법에 그렇게나 충실해서일까? 글쎄. 적어도 이 애니메이션이 은연중에 묘사하는 바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권력이 쥐어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 집안의 경제주체는 (아직 덜 자란) 파르바나와 아버지가 된다. 극 초반은 파르바나와 아버지가 카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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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박권일(<한국의 능력주의> 저자), 신혜림(씨리얼 PD), 이재훈(한겨레신문사 기자), 장혜영(국회의원), 정주식(전 직썰 편집장)이 모여 만든 토론 모임입니다. 협업으로서의 토론을 지향합니다. 칼럼도 씁니다. 온갖 얘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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